[박영실 칼럼] 이슈 많았던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포츠정신과 매너 금메달리스트는?

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

지구촌 스포츠 큰잔치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91개 나라, 2900여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까지 창궐하는 악조건을 비롯해서 외교적 보이콧 등 경기 외적인 이슈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개회식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출연해 국내에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한 반감도 일었다.
오심논란 속 우리나라 종합 15위 내 진입 달성

우리나라 선수단은 초반 오심 등 악재에도 금메달 2, 은메달 5, 동메달 2(14)로 대회 전 목표인 '금메달 12개로 종합 15위 내 진입'을 달성했다. 황대헌선수와 최민정선수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대한민국의 메달 레이스를 자랑스럽게 이끌었다.
이슈 많았던 베이징올림픽, 우리나라 황대헌 선수의 돋보인 매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500준결승에서 황대헌선수가 레이스 막판 추월하는 과정에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안쪽에서 4번째 자리에서 출발한 황대헌선수는 4위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선수를 추월하다가 부딪혔다. 뒤부아선수는 어드밴스로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었으나 경기 뒤 황대헌선수는 캐나다 선수에게 다가가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금메달감 매너를 보여줬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선수의 매너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석선수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7위에 그친 중국 닝중옌선수를 위로하는 모습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평창 대회 동메달에 이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 올림픽 2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된 김민석은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경기장을 돌면서 눈이 마주치는 선수들과 차례로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러다가 벤치에 앉아 고개를 다리에 파묻고 좌절해 있는 닝중옌선수를 발견하고는 옆자리에 앉아 다정히 그의 등을 토닥이며 금메달급 매너로 훈훈함을 주었다.
매스스타트 박지우선수의 멋진 매너

박지우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준결승전에서 경기 후반 코너를 돌다가 러시아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면서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아찔한 상황까지 맞이했다. 하지만 넘어진 박지우는 함께 넘어진 러시아 선수의 미소와 함께 손을 잡아 일으켜주며 깨끗한 경기 매너를 보여줬다.
메달보다 빛난 스포츠 정신과 매너가 돋보인 올림픽 장면들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의 카이 페르베이 선수는 경쟁자의 레이스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페르베이 선수는 로랑 뒤브뢰유 선수와 마지막 크로스 체인지 구간에서 그만 동선이 겹치고 말았다. 페르베이 선수가 속도를 계속 유지했다면 인코스로 진입하는 뒤브뢰유 선수와 충돌한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코스의 권한은 인코스로 들어오는 선수에게 있지만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르베이 선수는 속도를 줄이고 앞서가는 뒤브뢰유를 뒤에서 지켜봤다.
은메달을 차지한 뒤브뢰유 선수도 페르베이 선수에 대해 고마움을

뒤브뢰유 선수는 10832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한 반면 페르베이 선수는 전체 출전선수 30명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은메달을 차지한 되브뢰유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어떤 말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도 부족할 것"이라며 "진정한 프로 정신을 발휘했고 품격있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메달보다 매너를 중시한 페르베이 선수의 올림픽 정신은 많은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마음고생을 했던 선수들의 감동적인 순간들: 최민정선수 김보름선수

최민정선수는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과 1,000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경기 후 눈물을 보이면서 2018년 같은 종목에서 심석희선수와 충돌해 넘어진 이후 '고의 충돌' 논란에 대한 마음고생을 짐작하게 했다. 또한 김보름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5위를 기록했는데 2018년 평창 대회 팀 추월에서 불거졌던 '왕따 주행' 논란의 부담을 이겨낸 역주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사건들과 아쉬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김연아 전 선수가 용기있게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발리예바에게 일침을 가하는 글을 SNS에 올린바 있다. 이에 카밀라 발리예바의 팬들이 잘못된 팬심으로 김연아의 SNS에 비난성 댓글과 이모티콘으로 테러매너를 보이는 모습은 아쉬울따름이다. ‘피겨 전설김연아의 최근 SNS에는 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후배들에 대한 축하와 격려가 하트와 함께 올라와 있다.
피겨스테이팅의 러시아 트루소바 선수가 은메달 확정 뒤 격한 반응을

금메달이 유력했던 16세 피겨 요정은 도핑 의혹을 일으키고 4위로 추락했다. 은메달이 확정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선수는 다시는 스케이트를 안 타겠다며 판정에 불만을 터뜨렸다.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가 위로하기 위해 포옹하려 하자 거부하는 모습이 TV 중계에 잡히기도 했다. 흥분한 트루소바는 시상식에 가지 않겠다. 모든 게 싫다며 울부짖었다. “두 번 다시 빙판 위에 서지 않겠다. 이런 방식은 안 된다. 모두 금메달을 갖고 있는데 나만 없다며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다 더 성숙한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매너가 빛나면

현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중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목적 아래 개최되는 것이 올림픽이다. 1894년 근대 올림픽이 쿠베르탱에 의해 시작된 이후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국제 사회의 갈등을 풀고 세계 평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026년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이탈리아는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2006년 토리노에 이어 세 번째로 겨울올림픽을 개최한다. 근대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또한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쿠베르탱이 말한 올림픽정신이 이어지면 좋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