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10만…의료진은 번아웃·재택치료 곳곳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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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의료 공백에 공포·피로감…"확진돼도 연락도 없고 모니터링도 안해"
자영업자 "최소 자정까지 영업 허용해야"…새 거리두기에 반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 넘게 쏟아지는 가운데 지쳐가는 의료진과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긴 시간 방역 지침에 인내해 온 자영업자들도 영업시간만 1시간 연장한 새 거리두기 지침에 불만을 나타냈다.
◇ 영하에도 검사소에 늘어선 줄…의료진 "민원 폭주에 난감"
18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는 검사 대기부터 결과 확인까지 40여 분이 걸렸다.
현장 관계자 한 명마다 너덧 명이 몰려들어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 "회사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지금 당장 PCR 검사는 안 되냐" 같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검사 지원 업무를 하는 한 관계자는 "여전히 PCR 검사를 왜 못 받냐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밀접 접촉자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문자로 통보하는 과정이 많이 지체되는데 현장에서 도움을 드릴 수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도 13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영하의 추위에 타고 온 차에서 대기하는 시민도 있어 검사소 앞 골목엔 차들이 늘어섰다.
대기자를 위한 천막이 있었지만, 자리가 부족해 골목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신속항원검사 보조를 담당하는 한 행정요원은 "아무래도 추위에 힘들고, 민원인들이 보건소와 연락이 안 되면 진료소에 와서 물어보기도 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루 검사 인원이 제한돼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돌아가야 하는 시민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확진자 추이에 따라 오락가락 바뀌는 방역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급속하게 퍼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동시에 토로했다.
서울역 검사소에 온 김문석(32) 씨는 "최근 들어 아버지와 지인들이 확진되는 것을 보고 점점 코로나가 체감된다.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있다"고 말했다.
하모(37) 씨도 "10만 명이 넘어가니 걱정스럽다.
아직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바이러스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년층에는 또 치명적이니 조심해야 한다"면서 "계속 바뀌는 방역 정책에 피로감도 있다.
이번 주만 해도 세 번째 검사를 왔다"고 밝혔다.
반면,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만난 김주철(27) 씨는 "코로나 자체에 대해선 불안하지만,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 나오는 현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 '각자도생' 놓인 재택치료자들 "통제 안 되는 상황"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35만 명을 넘어섰다.
방역 당국의 관리망도 현실적으로 상당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어머니가 확진돼 재택치료 중이라는 종로구민 이모(27) 씨는 "엄마가 어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아직 보건소에서 전화도 안 와 집에서 혼자 격리 중"이라며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오고 구토도 있어 가족들이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을 받아왔다.
확진자가 너무 많으니 이제 보건소도 감당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 우려했다.
강남에 사는 대학생 박진형(20) 씨도 이날 확진 판정 문자를 받았다.
박씨는 "아직 자가격리나 재택치료 키트 관련 안내 전화는 받지 못했다.
확진자 동선 조사나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 안내도 못 받아서 사실상 몰래 외출해도 통제가 안 될 것 같다"며 "감기와 유사한 증세 같은데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보다 '위드 코로나' 방역을 지향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5일 차라는 한 회사원(28)은 "첫날 보건소에서 연락 온 것을 제외하고는 따로 모니터링은 없다.
증상이 심해져도 내가 직접 보건소나 병원에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족이 있으면 필요한 물품을 사다 줄 수 있는데 1인 가구는 그것도 안 되니 불편하다"고 밝혔다.
◇ "1시간 늘려야 아무 도움 안 돼"…자영업자들 '분통'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밖에 연장되지 않고, 인원 제한도 6인 그대로인 것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실질적인 피해 보상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던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도 새 거리두기 지침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코자총 오호석 공동대표는 "오늘 회장단 회의 후 24시간 가게 문을 열고 점등만 할지, 아니면 진짜 영업도 할지 입장을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영업시간 1시간이 늘어났지만 야간 영업소들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호프집도 오후 8∼9시가 돼야 손님이 들어오지 않느냐. 시간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선 자영업자들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등포구에서 와인바를 포함한 3개 업장을 운영하는 인정현(31)씨도 "자정까지는 풀어줘야 영향이 있다.
(주점에) 1∼2시간 있으려고 손님이 오진 않는다"며 "고용한 직원들을 내칠 수 없어 그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에서 국밥집을 하는 이모(62) 씨는 "우리는 테니스와 골프 등 경기를 끝내고 온 단체 손님이 주 수입원인데 인원 제한 때문에 힘들다.
최소 15명까지는 허용해줘야 수입이 나아질 것 같다"면서 "QR 인증도 없애고 안심 콜만 했으면 좋겠다.
일손이 너무 모자란다"고 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 "최소 자정까지 영업 허용해야"…새 거리두기에 반발

긴 시간 방역 지침에 인내해 온 자영업자들도 영업시간만 1시간 연장한 새 거리두기 지침에 불만을 나타냈다.
◇ 영하에도 검사소에 늘어선 줄…의료진 "민원 폭주에 난감"
18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는 검사 대기부터 결과 확인까지 40여 분이 걸렸다.
현장 관계자 한 명마다 너덧 명이 몰려들어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 "회사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지금 당장 PCR 검사는 안 되냐" 같은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검사 지원 업무를 하는 한 관계자는 "여전히 PCR 검사를 왜 못 받냐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밀접 접촉자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문자로 통보하는 과정이 많이 지체되는데 현장에서 도움을 드릴 수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시간 서대문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도 13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영하의 추위에 타고 온 차에서 대기하는 시민도 있어 검사소 앞 골목엔 차들이 늘어섰다.
대기자를 위한 천막이 있었지만, 자리가 부족해 골목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신속항원검사 보조를 담당하는 한 행정요원은 "아무래도 추위에 힘들고, 민원인들이 보건소와 연락이 안 되면 진료소에 와서 물어보기도 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하루 검사 인원이 제한돼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돌아가야 하는 시민들이 불만을 나타내는 경우가 힘들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확진자 추이에 따라 오락가락 바뀌는 방역 정책에 대한 피로감과 급속하게 퍼지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동시에 토로했다.
서울역 검사소에 온 김문석(32) 씨는 "최근 들어 아버지와 지인들이 확진되는 것을 보고 점점 코로나가 체감된다.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있다"고 말했다.
하모(37) 씨도 "10만 명이 넘어가니 걱정스럽다.
아직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바이러스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년층에는 또 치명적이니 조심해야 한다"면서 "계속 바뀌는 방역 정책에 피로감도 있다.
이번 주만 해도 세 번째 검사를 왔다"고 밝혔다.
반면,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만난 김주철(27) 씨는 "코로나 자체에 대해선 불안하지만, 확진자가 10만 명 이상 나오는 현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35만 명을 넘어섰다.
방역 당국의 관리망도 현실적으로 상당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어머니가 확진돼 재택치료 중이라는 종로구민 이모(27) 씨는 "엄마가 어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아직 보건소에서 전화도 안 와 집에서 혼자 격리 중"이라며 "목소리가 아예 안 나오고 구토도 있어 가족들이 병원에 가서 약 처방을 받아왔다.
확진자가 너무 많으니 이제 보건소도 감당이 안 되는 것 같더라"고 우려했다.
강남에 사는 대학생 박진형(20) 씨도 이날 확진 판정 문자를 받았다.
박씨는 "아직 자가격리나 재택치료 키트 관련 안내 전화는 받지 못했다.
확진자 동선 조사나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 안내도 못 받아서 사실상 몰래 외출해도 통제가 안 될 것 같다"며 "감기와 유사한 증세 같은데 강력한 거리두기 정책보다 '위드 코로나' 방역을 지향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5일 차라는 한 회사원(28)은 "첫날 보건소에서 연락 온 것을 제외하고는 따로 모니터링은 없다.
증상이 심해져도 내가 직접 보건소나 병원에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족이 있으면 필요한 물품을 사다 줄 수 있는데 1인 가구는 그것도 안 되니 불편하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이 기존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밖에 연장되지 않고, 인원 제한도 6인 그대로인 것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실질적인 피해 보상책 마련을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던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코자총)도 새 거리두기 지침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코자총 오호석 공동대표는 "오늘 회장단 회의 후 24시간 가게 문을 열고 점등만 할지, 아니면 진짜 영업도 할지 입장을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영업시간 1시간이 늘어났지만 야간 영업소들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호프집도 오후 8∼9시가 돼야 손님이 들어오지 않느냐. 시간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선 자영업자들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영등포구에서 와인바를 포함한 3개 업장을 운영하는 인정현(31)씨도 "자정까지는 풀어줘야 영향이 있다.
(주점에) 1∼2시간 있으려고 손님이 오진 않는다"며 "고용한 직원들을 내칠 수 없어 그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에서 국밥집을 하는 이모(62) 씨는 "우리는 테니스와 골프 등 경기를 끝내고 온 단체 손님이 주 수입원인데 인원 제한 때문에 힘들다.
최소 15명까지는 허용해줘야 수입이 나아질 것 같다"면서 "QR 인증도 없애고 안심 콜만 했으면 좋겠다.
일손이 너무 모자란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