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강릉지원 "전형적인 '인재'…피해자 유족과 합의 참작"
설날 가스폭발 7명 사망…과실치사 강릉펜션업주·가스업자 감형
2년 전 설날 발생한 가스폭발 사고로 일가족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강원 동해시 토바펜션 업주와 가스공급업자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고 풀려났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최복규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 폭발성물건파열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토바펜션 업주 A(6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액화석유(LP)가스 공급업자 B(58)씨에게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내렸다.

또 토바펜션 공동 운영자인 C(61·여)씨에게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량을 줄였다.

재판부는 A씨와 C씨에게 징역형과 함께 각 500만 원의 벌금형도 내렸다.

A씨와 C씨는 가스레인지 철거 후 LP가스 누출 방지를 위한 마감 조치를 하지 않고, B씨는 1년 동안 가스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아 가스 폭발사고로 7명을 사상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설날 가스폭발 7명 사망…과실치사 강릉펜션업주·가스업자 감형
설날이었던 2020년 1월 25일 오후 7시 46분께 토바펜션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사고로 50∼70대 자매 4명과 이들의 남편 2명 등 일가족 6명이 숨지고, 60대 사촌은 전신 화상을 입어 전문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하는 등 모두 7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낳은 전형적인 인재(人災)에 해당한다"며 "A씨와 C씨는 다양한 관련 법률에서 요구하는 준수사항들을 지키지 않은 채 무신고 숙박업을 운영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원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면서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했고, 유족들은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들 역시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이고 재범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