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광명성절 행사 주최…중조우호협회 등 화환 보내
주중 북한대사관, 김정일 생일 80주년 행사…중 고위급 참석
주중 북한대사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80주년을 맞아 16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대사관이 2019년 이후 3년 만에 주최한 광명성절 관련 행사에는 고위급 등 중국 측 인사 4∼5명이 참석했다.

이날 북한대사관에는 오전부터 중조(중북)우호협회 중앙대외연락부 등 중국 당국의 축하 화환이 배달됐으며, 북한대사관 중앙 현관에도 행사장 안내판이 설치되는 등 분주한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대사관 앞 게시판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로 알려진 삼지연시를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게시됐다.

북한대사관은 매년 광명성절을 앞두고 중국 고위 인사 등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개최해왔으나 코로나19가 유행한 뒤 2020∼2021년에는 관련 행사를 열지 않았다.

2019년에는 왕천(王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왕야쥔(王亞軍) 당시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부장, 쿵쉬안유(孔鉉佑) 당시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이 대거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는 2019년만큼 많은 수의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지는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측 참석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16일 열린 김정일 사망 10주기 행사 때와 비슷했다"면서 "올해가 김정일 생일 80주년인 점을 고려하면 특별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예를 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측의 신중한 행보는 최근 미국이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무력 시위를 규탄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북·중 간 우호 관계를 부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