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검사키트 구매 제한에 회의적 목소리…편의점엔 아예 재고 없어
"물량 제한 무의미…마스크 대란 때와 다를 바 없다"
"구매 한도라는 게 무의미하긴 해요.

이렇게 사고 옆에 가서 또 사면 되는 거니까.

"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한 약국의 약사 A씨는 자가 검사키트 물량 제한 정책에 큰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자가 검사키트는 지난 13일부터 오프라인상에서 1인당 한 번에 살 수 있는 물량이 5개로 제한됐다.

약국 입구에는 자가 검사키트를 뜻하는 'COVID-19 테스트기 1세트(set) 1만6천 원'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정부 정책에 따라 낱개 당 분할 판매해 1개당 8천 원을 받았다.

A씨는 "다른 곳에서 중복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구매 한도를 한 번에 5개로 제한한 것 자체는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제한하니 불안해서 더 사두려고 하는 심리를 자극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가 검사키트를 1세트(2개)만 사가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제는 5개씩 꽉꽉 채워 사 간다"고 설명했다.

"물량 제한 무의미…마스크 대란 때와 다를 바 없다"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약국의 약사 B씨는 첫날인 전날에만 자가 검사키트가 100개 정도 팔렸다고 말했다.

B씨는 "최근 주변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수요가 확 늘어나긴 했다"며 "자녀 등교 전에 검사해야 하니까 학부모들이 와서 여러 개 사 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일시적으로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주가 지나면 수급 상황이 괜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약사들은 대체로 구매 한도 제한에 회의적이었다.

또 최근 자가 검사키트를 두고 진행되는 혼란이 마스크 대란 때와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달성군 한 약국에서 만난 약사 C씨는 "마스크 때와 달라진 게 정말 없다"며 "부족하다고 해서 막상 대량으로 자가 검사키트를 들였다가는 마스크나 소독용 알코올처럼 창고에 쌓여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물량 제한 무의미…마스크 대란 때와 다를 바 없다"
한편 자가 검사키트를 사려고 약국이 아닌 편의점을 찾은 일부 시민은 품귀 현상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30대 남성 D(대구 달성군)씨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한다고 해서 갔더니 내일부터 물량이 들어온다고 한다"며 "다른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라서 해당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는데 '내 주변 점포 재고 조회'에서 재고가 다 0으로 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