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관측…분석 통해 지난 2일 공식 발표
캐나다 밴쿠버 연안서 빌딩 4층 높이 거대파도 관측
밴쿠버 섬 앞바다에서 17.6m 높이의 거대 파도가 관측됐다고 미국 CNN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주변 파도보다 3배나 큰 것이어서 이전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거대 파도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우클루릿 해안에서 약 7㎞ 떨어진 파도 측정업체 마린랩스의 부표를 통해 2020년 11월에 관측됐다.

하지만 과학적 분석을 통한 확인을 거쳐 지난 2일에야 공식 발표됐다.

빅토리아 대학에서 파도를 연구하는 요하네스 젬리치 수석연구원은 "대규모 파도는 공해에서 몇 차례 직접 관찰됐지만, 이 정도 크기는 아니었다"며 "이런 파도가 발생할 확률은 1천300년에 한 번"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과학자들에 의해 일명 '극폭풍파도'라고 불리는 거대 파도는 주변 파도보다 2배 이상 크고 매우 예측불가능하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오는 파도"라고 설명했다.

파도 크기는 단순 크기도 중요하지만, 주변 파도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지가 핵심이다.

이번에 관측된 파도는 1995년 노르웨이 해안에서 처음 측정된 '드라우프너 파도'(25.6m)보다는 낮다.

하지만 드라우프너 파도는 주변 파도의 2배 높이여서 비율로는 이번에 관측된 파도가 더 큰 것이다.

이 거대 파도는 쓰나미처럼 큰 파도지만 발생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젬리치 수석연구원은 "쓰나미는 지진이나 화산 폭발에 의해 발생하지만, 거대 파도는 바람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도를 측정한 마린랩스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비티는 "그들은 큰 봉우리와 골이 있는 4층짜리 큰 덩어리로 보인다"며 "이런 파도는 힘이 엄청나고 예측 가능성은 떨어져 각종 해양 작업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젬리치 수석 연구원도 "파도는 선박에 손상을 줄 수 있을 만큼 높지만, 항로를 변경하거나 대응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해안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거대 파도의 경우 밴쿠버 섬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해 해안에는 별다른 피해가 생기지 않았지만, 해안 근처에서 발생하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각종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마린랩스는 올해 말까지 파도를 측정할 부표 수를 두 배 이상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북미를 둘러싼 바다에 26개의 부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비티 CEO는 "우리는 세계 해안선에서 광범위한 측정을 통해 해안 지역 사회의 안전과 해양 작업에서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