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 사진=연합뉴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김혜경 씨의 불법 갑질 의전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야권을 중심으로 "지자체장 법인카드 전수조사를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장의 배우자들이 별안간 장을 보지 않는다는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유 전 사무총장이 김 씨의 불법 갑질 의전에 대해 '도지사 부인이 장을 보러 가는 것 봤느냐'고 했다"라면서 "도지사 배우자가 법인카드로 세금을 횡령하고 공무원을 사적으로 동원한 것이 문제인데 ‘이재명의 민주당’은 도지사 부인이 직접 장을 보지는 않는다며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발언을 이어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전 사무총장은 이런 불법 행위가 일반적인 관행이라고도 했다"라면서 "전국의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반적인 관행처럼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참에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사용한 생활비 내역을 조사하고 세금이 불법적으로 쓰이지는 않았는지 공개하자"라면서 "국민은 도지사 배우자가 장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게 사용된 국민의 혈세를 찾아내 책임을 묻는 것에 관심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부대변인은 "김 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TV 출연도 하고 ‘밥을 지어요’라는 책도 냈다. 집 바로 앞에 시장이 있어서 장을 보러 간다면서 많이들 알아보고 인사한다고도 밝혔다"라면서 "성남시장의 권력과 경기도지사의 권력 차이가 그렇게 큰 것인가. 시장 배우자, 후보 배우자였을 때는 장도 직접 봤다고 했던 김 씨가 도지사 배우자가 되고 나서는 왜 공무원을 비서로 두고 법인카드로 장보기를 시켰는지는 알 길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유 전 사무총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지사 부인이 직접 장 보러 가는 것 봤느냐. 그럼 아마 기사가 나올 것"이라며 김 씨에게 억울한 대목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서도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YTN과 인터뷰에서 "유 전 사무총장의 그 발언은 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유 전 사무총장이 김혜경을 두둔하고자 나머지 도지사 부인까지 욕 먹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도지사 부인은 직접 장 보면 큰일 나나"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