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 대면 강의가 전부 비대면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하니 기숙사 입소 신청을 해야 할지 망설여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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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재학생 20대 A씨는 개강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교내 기숙사에 입소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는 실습·소규모 수업을 비롯한 상당수 강의가 대면으로 진행돼 학교에서 2시간 거리에 사는 A씨에게는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이 편하기는 하다.
문제는 최근 교육부 방침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교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날 경우 기존 대면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A씨는 "대면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입소 비용을 지불하고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수업들이 갑자기 비대면으로 바뀌기라도 하면 낭패"라며 "당장 수업 방식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최근 확진자 증가세를 보면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일부 학생은 현행 대면수업 확대 방침에 변동이 생길 것을 우려하며 거처 마련 등 개강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7일 발표한 2022학년도 1학기 학사 운영 방안에 따르면 대학교에서는 대면활동이 필요한 실험·실습·실기와 소규모수업 위주로 대면수업이 확대된다.
다만, 정부와 지자체 권고에 따라 특정 대학에서 교내 확진자가 1주에 5% 내외로 발생하면 일부 수업, 10% 내외로 발생하면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학생은 개강 전 기숙사 입소 신청을 하거나 학교 인근에 자취방을 얻었다가 학기 중 돌연 수업방식이 바뀌어 불필요한 타지 생활을 하게 될까 봐 결정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소재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3) 씨는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할까 고민하던 차에 대면 수업이 비대면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당분간 통학하며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며 "월세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수업 방식이 바뀌기라도 하면 금전적인 손해가 클 것 같아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험 기간처럼 시간을 아껴야 할 때는 장거리 통학을 하기도 어려울 텐데 여러모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자주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확진자 수에 따라 수업 방식이 바뀌면 개강 이후에도 혼선이 생길 거 같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어 일단 자취를 할 수밖에 없는데 비대면으로 전환되면 억울할 듯하다" 등 혼란스러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각 대학은 학생들의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숙사 환불 규정 등 관련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대 관계자는 "교내 규정에 따르면 군 입대같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숙사 중간 퇴소에 따른 입소 비용 환불은 불가하다"면서도 "수업 방식 변동에 따른 퇴소의 경우에는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주대 관계자도 "최근 발표된 교육부 방침을 토대로 구체적인 학사 운영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