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얼굴)이 10일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현실적인 한계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합뉴스 AFP AP 등 세계 7개 통신사와 합동으로 한 서면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차기 정부의 과제로 돌리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며 “한·미 간 북한에 제시할 문안까지 의견 일치를 이룬 상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과 관련해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다가온 선거 시기와 선거의 결과가 회담을 하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권 교체로 대선 결과가 나오면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만약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한반도는 순식간에 5년 전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경제협력을 강화해 양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양국 미래 세대인 젊은 층의 상호 간 이해를 제고하고 우호 정서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부동산 문제에서는 또다시 아쉬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했지만, 수도권 집중화가 계속되고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해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주택 공급의 대규모 확대를 더 일찍 서둘러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솔직히 퇴임 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사회적인 활동도 구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기 중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는 ‘베트남 하노이 노딜’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하노이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 것이 참으로 아쉽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공했다면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