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음압시스템 포함…일단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담당
자체 예산 515억원 투입…코로나19 환자 병상 57개 추가돼 109개 가동
입장부터 따로…서울아산병원 '독립 건물' 감염관리센터 개소(종합)
서울아산병원이 국내 민간병원 중 최초로 감염병 치료 전문 독립 건물로 설계된 감염관리센터(Center for Infection Control, CIC)를 8일 개소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곳은 설계 단계부터 감염병 및 감염병 의심 환자를 응급실과 외래 방문 단계부터 분리하고 검사, 입원, 수술 등 진료 전 과정에서 감염 확산 위험을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자체 예산 515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결과물이다.

가동은 오는 10일부터 이뤄진다.

입장부터 따로…서울아산병원 '독립 건물' 감염관리센터 개소(종합)
◇ 건물 전체에 음압시스템 적용…의료진·환자 동선 분리
감염관리센터는 연면적 2만2천70㎡(6천676평)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 감염병응급실, 2층에 음압 격리병동과 외래, 3층에는 음압 격리 중환자실과 음압 수술실 및 음압 시설을 갖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실 등이 배치됐다.

건물 전체에 음압 시스템을 마련했기 때문에 4층 전체가 공조실로 활용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10분이면 내부 공기의 90% 이상이 빠져나가고 정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내부에는 ▲ 음압 격리 응급실(1인 음압관찰실 29병상·경증 구역 12좌석) ▲ 음압 격리 병동 15병상(음압 격리실 12병상·고도음압격리실 3병상) ▲ 음압격리 중환자실 13병상 ▲ 감염내과 및 호흡기내과 외래(진료실 6개) ▲ 음압 수술실 1실 ▲ 음압 일반촬영실 1실 ▲ 음압 CT 촬영실 1실 등이 갖춰져 있다.

센터 건물은 구상과 설계 단계부터 음압 시스템을 갖춰 각 검사실과 응급실 등에서 내부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전파 가능성이 있는 호흡기 감염병 환자와 비감염병 환자를 분리해 안전한 진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고도의 격리가 필요한 고위험 환자가 머무는 병실 앞 복도는 양압 시스템도 갖춰 안팎의 공기가 교류하지 못하게 했다.

감염병 환자와 의료진이 병실이나 수술실에 들어갈 때의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등을 별도로 운영해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

에볼라와 같은 고위험 감염병은 보통의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들어오는 응급실 출입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입실하도록 조치했다.

입장부터 따로…서울아산병원 '독립 건물' 감염관리센터 개소(종합)
◇ '차단벽' 활용해 공간 분리…우선 코로나19 대응에 활용
서울아산병원은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에 따라 1∼3단계로 나눠 이 센터의 병상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음압 격리병동에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이더라도 같은 층에 머무는 다른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동선을 분리하고, 차단벽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감염내과 교수)은 "환자 수, 고위험 감염병 환자 입실 등 상황에 따라 진료 구역을 단계적으로 차단하도록 만들어졌다"며 "고위험 경증 감염과 응급 진료가 필요한 감염 환자 등을 모두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감염관리센터를 우선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할 예정이다.

애초 응급실 등으로 마련했던 공간에도 병상을 배치해 총 57개의 코로나19 준중증 및 중환자 병상으로 활용한다.

이로써 서울아산병원은 총 109개의 코로나19 환자 병상을 가동하게 된다.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외래 진료, 코로나19 확진 산모의 응급 수술 등도 건물 전체에 음압 시스템이 갖춰진 이곳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병원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 후에는 결핵과 홍역, 수두, 독감과 같은 호흡기 감염병 환자와 해외 유입 감염병 환자 치료 시설로 센터를 이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된 후에는 모든 응급실 방문 환자를 일단 이 감염관리센터 1층으로 보내 호흡기 감염병 등 고위험 감염병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먼저 거치도록 하겠다는 게 병원 측 구상이다.

여기서 일부는 본원 응급실로 이동하지만, 감염병 의심 환자는 중증도에 따라 음압시스템이 갖춰진 병실에 배정되고 이곳에서 모든 검사와 치료, 수술 등을 받게 된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서울아산병원이 민간병원 중 처음으로 감염병 전문 건물을 설립한 것은 아산재단의 설립 취지를 이어가는 일"이라며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코로나19 유행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며 "앞으로도 중증 질환 중심의 안전한 진료 체계 구축을 위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