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 순이익 추정치가 6개월 만에 상향 조정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반등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다음달까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이번 조정을 반도체 및 경기민감주 등 가치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신영증권은 “국내 증시 반등 조건 세 가지 중 두 가지에서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며 “한국 시장의 하락장이 8부능선 이상 진행됐다”고 밝혔다. 신영증권은 증시 반등 조건으로 △실질금리의 플러스 전환 △경기선행지수 반등 △공급망 교란 완화 등을 꼽았다. 이 중 경기선행지수와 공급망에서 변화가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남미에서 오미크론 피크아웃 징후가 확연하다”며 “다수 국가가 한꺼번에 경제 재개에 나서면 경기선행지수 반등은 당초 예상보다 매우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호재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6개월 만에 반등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국내 26개 업종의 기업 EPS는 1개월 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종이 9.8%로 가장 크게 늘었고, 운송(9.4%), 헬스케어(5.3%), IT하드웨어(3.2%)가 뒤를 이었다.

박 연구원은 “아직 다른 업종은 조용한 가운데 반도체가 이끄는 국면이지만 EPS가 올라가는 구간에서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매우 강해진다”며 “스타일 측면에서 대형 가치주 매수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은 변수는 금리다. 박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성장주 차익 실현이 이어지고,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면서도 “경제 재개라는 방향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가치주의 1차 바닥은 확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봄이 오면서 점차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시장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