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까지 233명 누적 확진…아파트식 설계·3밀 환경 탓에 취약
"불안하고 답답" 수용자 가족들 호소…법무부 "최선 다하고 있다"
또 방역 뚫린 동부구치소…"격리 없다" 전언 잇따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여파로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도 연일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약 1년 전 수용자 1천200여명이 확진됐던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법무부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까지 동부구치소에서 직원과 수용자 등 23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대부분 오미크론 감염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5일 신입 수용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2일 만이다.

인천구치소도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67명으로 집계됐다.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용자 가족들은 불안과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부구치소 수용자 가족 A씨는 연합뉴스에 "확진자가 몇 명이고 어떻게 방역 조치를 하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다"며 "수용자들은 안에서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이 지내는 방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나머지 인원들 모두 함께 생활 중"이라며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달라지는 것이 없고 오히려 쉬쉬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수용자 가족들은 교정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미비하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재소자·수용자 가족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5일 "동부구치소에서 아내가 오미크론에 확진됐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같은 방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도 1인 1실 격리조치를 하지 않아 아내까지 확진된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회원은 "동부구치소는 처음 겪는 일도 아니지 않냐"며 "수용자를 걱정하며 눈물 흘리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식사와 난방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거나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수용자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가족들의 전언이 쏟아졌다.

또 방역 뚫린 동부구치소…"격리 없다" 전언 잇따라
교정 시설은 좁은 공간 안에 다수의 수용자가 생활하는 등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처해 있어 집단 감염에 취약하다.

특히 동부구치소는 ▲ 정원을 초과한 과밀 수용환경 ▲ 법원 출정과 변호사 접견 등 수용자 간 접점이 많은 미결수용자 중심 ▲ 아파트 형태의 고층 빌딩형 교정시설 등의 이유로 집단 감염에 더욱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동부구치소에서는 2020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수용자와 교정시설 직원 등 1천200여명이 확진됐다.

수용자의 43%가량이 확진되면서 교정 당국 책임론이 불거졌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1년 만에 또다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법무부가 수용자들을 사실상 방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법무부는 교정 시설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신속하게 확진자를 격리 수용하고 밀접접촉자는 1인 1실로 분리 수용했다"며 "확진 사실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았다는 등의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동부구치소와 인천구치소 수용자 총 1천180여명을 신축 대구교도소 등으로 이송하고 확진자가 발생한 수용동을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으로 피해를 본 수용자 가족들은 국가와 추 전 장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사건이 심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