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티요 대통령 정부, 작년 7월 출범 후 내각 불안정 지속
페루 총리 반년새 세번째 사임…가정폭력 논란 속 지명 나흘만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이끄는 페루 정부에서 출범 반년 사이 세 번째 총리마저 낙마했다.

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불과 나흘 전 지명됐던 엑토르 발레르 총리는 이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최근 42년 사이 페루에서 가장 단명한 총리다.

발레르 총리의 아내와 대학생 딸이 2016년 그를 가정폭력 혐의로 신고했다는 현지매체 보도가 나오고, 카스티요 대통령이 방송 연설에서 "내각을 재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발레르 총리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의회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지 않는 한 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혀왔지만, 결국 사임을 택했다.

발레르 총리는 현지매체들이 자신에 대해 학대와 폭력을 행사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매체들에 의해) 기관총을 맞았다"고 말했다.

시골 초등교사 출신인 좌파 카스티요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1990∼2000년 집권)의 장녀인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제치고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말 출범 후 반년이 지나고도 아직 내각이 안정되지 않으면서 카스티요 행정부는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도 비판과 시위에 나서는 상황이다.

게이코 후지모리는 카스티요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자리에 대한 책임감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고 AP는 전했다.

취임 반년 만에 4번째 총리 인선과 개각을 해야 하는 카스티요 대통령은 모든 정당에 개방된 내각을 구성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