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올해 입춘굿 행사는 '희망의 문 열리는 날'이란 주제로 지난달 20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다.
입춘 당일인 4일엔 제주큰굿보존회가 집전을 맡아 제주 1만8천 신들을 청하여 들이는 제의인 '초감제', 농경의 신 자청비를 청해서 노는 '자청비놀이-꽃탐', 농신에 대한 의례인 세경놀이, 나무소인 '낭쉐'를 몰며 농사를 짓는 과정을 시연하고 입춘덕담을 하는 '낭쉐몰이' 등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지난 3일엔 풍요를 기원하는 '세경제', 제주목관아의 관청할망으로 좌정한 칠성본풀이 속의 부군칠성을 모시는 '칠성비념', 항아리를 깨뜨려서 모든 액운을 제주도 밖으로 내보내는 의식과 함께 콩을 뿌려서 신년 액막이와 풍요를 기원하는 '사리살성', '입춘휘호', '낭쉐코사'가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20일부터 2월 2일까지 입춘 춘첩 쓰기, 소원지 쓰기, 굿청 열명 올림, 굿청 기원 차롱 올림 등이 입춘맞이 온라인 시민참여 행사로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굿청 기원 차롱 올림'은 어머니들이 집안의 안위를 기원하고 풍요를 기원하며 올렸던 재물차롱(과일, 떡, 쌀 등)을 재현한 것이다.
입춘맞이 프로그램은 영상으로 제작돼 본행사에서 상영됐다.
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의 1만8천 신들이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新舊間)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관·무(巫)가 하나 돼 펼쳤던 축제다.
탐라 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입춘굿은 일제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지난 1999년 복원됐다.
이후 해마다 열리며 제주의 대표적 민속축제로 자리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에는 행사가 취소됐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상 회복과 무사 안녕, 풍요를 기원하는 희망을 담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