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이들기 전에 보람있는 일 해보려 봉사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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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소상공인 봉사단체 '기부천사' 9년째 이끄는 김순규 씨
지역 어려운 아이들에게 생활비·운동화 등 지원
"나이 먹으면 몸으론 (봉사를) 못하잖아요…무슨 보람 있는 일을 하다 죽을까 생각하다가 '기부천사'를 시작했죠"
여름에는 에어컨 설치, 겨울에는 난로용 석유 배달을 하는 작은 가게 주인 김순규(69) 씨는 봉사단체 '기부천사'를 올해로 9년째 이끌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지역 소상공인이 중심이 된 이 단체는 201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매월 각 회원으로부터 최소 1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집안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을 매월 후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동사무소와 대한적십자사의 소개를 받은 아이 2명이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직접 지원하는 7명 외에도 지역아동센터 3곳까지 매월 각 10만∼3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김씨가 이끄는 단체에서 과거 지원을 받았거나 현재 받는 아이들은 14명에 이른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원받은 한 학생은 2020년 대학까지 갔다.
기부천사 회원들은 회비를 모아 이 학생에게 대학 첫 등록금까지 마련해줬다.
올해는 설날을 맞아 회원들과 함께 떡국떡, 김 등을 팔아 돈을 모았다.
학생들이 갖고 싶어하던 나이키 운동화를 사주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모자란 돈은 장경임 서울시 의용소방대연합회장과 김씨가 사비를 털어 보탰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29일 학생 10명에게 새 운동화를 한 켤레씩 전달했다.
김씨는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우연한 기회로 농촌 봉사를 서른 살에 접한 뒤 장애인, 독거노인 봉사를 30년간 해왔다"며 "즐겁고 보람 있으니까 기부천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기부천사 활동을 이어가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부천사 회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가게 사정들이 어려워지고, 심지어 폐업하는 가게들도 생기다 보니 180명에 달했던 후원자 숫자가 한때 반 토막이 났다가 지금 간신히 100명 정도로 회복했다.
후원자 한 분한테 보통 1만원씩 받으니 후원금도 절반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후원자가 줄면서 부족해진 후원금을 메우기 위해 김씨는 개인적으로 가게 영업 이익금의 10%를 보태고 있다.
김씨는 근래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이 까다로워진 것도 후원금을 모으는 데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 이후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 심사가 더 까다로워졌다"며 "지정기부금 영수증 발행을 못 해주니 기부금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복지 사각지대를 밝히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들은 권한이 있는 정부 기관에서 단순히 행정적으로 서류만 검토할 게 아니라 활동의 진정성과 은행 계좌 출납기록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잘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지역 어려운 아이들에게 생활비·운동화 등 지원

여름에는 에어컨 설치, 겨울에는 난로용 석유 배달을 하는 작은 가게 주인 김순규(69) 씨는 봉사단체 '기부천사'를 올해로 9년째 이끌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지역 소상공인이 중심이 된 이 단체는 201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매월 각 회원으로부터 최소 1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집안 사정이 어려운 아이들을 매월 후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동사무소와 대한적십자사의 소개를 받은 아이 2명이 시작이었지만, 지금은 직접 지원하는 7명 외에도 지역아동센터 3곳까지 매월 각 10만∼3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김씨가 이끄는 단체에서 과거 지원을 받았거나 현재 받는 아이들은 14명에 이른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원받은 한 학생은 2020년 대학까지 갔다.
기부천사 회원들은 회비를 모아 이 학생에게 대학 첫 등록금까지 마련해줬다.
올해는 설날을 맞아 회원들과 함께 떡국떡, 김 등을 팔아 돈을 모았다.
학생들이 갖고 싶어하던 나이키 운동화를 사주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모자란 돈은 장경임 서울시 의용소방대연합회장과 김씨가 사비를 털어 보탰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29일 학생 10명에게 새 운동화를 한 켤레씩 전달했다.

하지만 그는 기부천사 활동을 이어가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기부천사 회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상공인들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가 시작되고 가게 사정들이 어려워지고, 심지어 폐업하는 가게들도 생기다 보니 180명에 달했던 후원자 숫자가 한때 반 토막이 났다가 지금 간신히 100명 정도로 회복했다.
후원자 한 분한테 보통 1만원씩 받으니 후원금도 절반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후원자가 줄면서 부족해진 후원금을 메우기 위해 김씨는 개인적으로 가게 영업 이익금의 10%를 보태고 있다.
김씨는 근래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이 까다로워진 것도 후원금을 모으는 데 걸림돌이라고 했다.
그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태 이후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지정기부금 단체' 지정 심사가 더 까다로워졌다"며 "지정기부금 영수증 발행을 못 해주니 기부금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복지 사각지대를 밝히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들은 권한이 있는 정부 기관에서 단순히 행정적으로 서류만 검토할 게 아니라 활동의 진정성과 은행 계좌 출납기록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잘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