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모자라'는 빠듯한 월급으로 소비를 포기해야 했던 직장인들에게 '돈 되는 부업'을 찾아드리는 이지효 기자의 체험기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휴업이 늘면서 부업에 뛰어드는 직장인들이 소리없이 늘고 있는데요. 하나의 직장, 하나의 직업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경로로 수익을 창출하는 이른바 'N잡러'로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죠. 'N잡러'를 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직장인 부업으로 시도할 수 있는 업종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저희 <월급이 모자라>에서도 8개월여 동안 다양한 부업을 소개해드렸는데 이를 총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 "직장인 3명 가운데 1명은 부업한다"

직장인 3명 중 1명은 부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6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4.7%가 본업 외에 부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성별로 보면 남성이 37.3%로 여성 33.3%보다 4% 포인트 정도 높았습니다. 연령 별로는 30대 직장인들이 42.4%로 가장 높았고 40대도 40.0%였는데요. 부업 업종은 성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남성은 택배·배달 등 배송 부업(22.7%)을 가장 많이 했고, 여성은 블로그·SNS 운영 및 판매가 32.3%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부업을 하는 이유는 뭘까.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7.9%로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실제로 부업만으로 버는 수익은 월 평균 52만 4,000원으로 집계됐고요. 부업을 하는 시간대는 '퇴근 후 저녁시간'이라고 답한 이가 응답률 39.8%로 가장 많았죠. 잡코리아 관계자는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부업을 하는 이들도 늘어 앞으로 1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N잡러'가 뉴노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겸업금지 피해 '기웃'…얼마나 벌었나

저희 <월급이 모자라>에서는 지난해 6월 사넬 줄서기 부업을 시작으로 올해 1월까지 8개월여 동안 총 29개의 부업을 진행했습니다. 샤넬 줄서기, 도지코인 채굴, 배민 라이더스, 공병 팔기, 실감기 부업, 앱테크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업을 체험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부업을 해서 번 돈은 총 58만 5,390원이었습니다. 부업 하나 하나로만 따지면 너무 소소한 용돈 벌이가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는데요. 한푼 두푼 모이고 나니 제법 큰 돈이 됐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습니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투잡에 도전할 때 가장 걱정하는 것이 '회사에 들키지 않을까' 입니다. 대부분 사규나 근로계약서에 겸업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고 있기 때문이죠. 법조계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이 부업에 나선 직원을 처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겸업금지의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회사 이익에 위배를 가하거나 경쟁사에 이익을 준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설사 겸업금지 의무가 있더라도 일을 마치고 퇴근 후에, 또는 주말에 부업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 8개월 동안 29개 부업…'꿀부업' 무엇?

<월급이 모자라>를 하면서 제일 돈을 많이 벌었던 부업은 뭐였을까요. 바로 아프리카TV 개인방송 부업이었습니다. 1시간 동안 후원으로만 13만원이 넘는 돈을 벌었는데요. 개인방송은 먹방부터, 요리, 뷰티, 교육, 게임 같은 특정 장르뿐만 아니라 장난감 가지고 놀기, 공부하기 등 평범한 일상이 콘텐츠가 됩니다. 저는 요즘 대세라는 '먹방과 소통' 콘텐츠를 준비했었는데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에 비해 서툴렀거든요. 아마 일회성으로 방송을 하는 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큰 돈을 벌지는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부업도 있었습니다. 스피또 부업. 스피또 부업을 택한 이유가 가장 빠르고 손쉽게 당첨 여부를 알 수 있는 즉석복권이기 때문이었죠. 동전으로 긁는 스크래치 방식이라, 추첨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로또와 달리 당첨인지 꽝인지를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4만원 어치 복권을 샀는데 1만 4,000원에 당첨이 돼서 2만 6,000원이나 손해를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역시 부업은 한방을 노리기보다는 작지만 확실한 보상을 주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업이었습니다.

● 부업이라기엔 '노동 강도' 너무 센 것도

노동강도가 제일 셌던 부업 하면 아무래도 최근에 했던 부업인 쿠팡 플렉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이츠 등 그간 배달과 관련한 부업은 많이 해봤지만 자차를 가지고 하는 새벽에 배송을 하는 부업은 처음이었거든요. 지난해 말에 촬영을 했는데 그날이 1년 중에 가장 추운 날이었던 데다가, 밤 12시 30분부터 새벽 5시 30분까지 6시간이나 일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12만 8,240원을 벌었지만 프로모션을 제하고 나면 배달비로만은 3만 2,600원을 번 박봉인 부업이었습니다.
반대로 노동강도가 제일 약했던 부업은 좌담회 부업이었습니다. 부업 시간도 1~2시간이면 끝났고, 주최 측에서 보여주는 식음료 패키지를 보고 설문지에 응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급도 3만원 정도로 높은 편이었고 특히나 전문적인 분야의 좌담회일수록 급여가 올라갔는데요. 저희 팀의 PD는 편집 관련 애플리케이션 좌담회에 참여해 30만원을 벌기도 했죠.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방식의 굉장히 쉬운 부업이었다고 합니다.

● 프로 부업러가 제일 추천하는 부업 '이것'

제가 제일 추천하는 부업은 뭘까요? AI 음성녹음 부업입니다. AI 학습을 위한 목소리 데이터를 제공하는 부업인데요. 당시 저를 포함한 3명이서 연예, 정치와 관련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콘텐츠를 보는 게 아니라 음성을 인식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아무 얘기나 2시간 동안 떠들어도 가능했죠. 그리고 무려 5만원이라는 알바비를 받게 됐는데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일할 수 있고 남녀노소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시급이 높다는 점에서 이 부업을 추천합니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하고 있는 부업의 경우는 미니스탁 부업입니다. 1주 단위로 구매해야 했던 해외주식을 별도의 환전 없이 1,000원 단위로 주문할 수 있는 앱이었죠. 저는 당시에 일주일 동안 테슬라 주식을 1만원 어치씩 5번 구매해서 약 5만원 어치를 샀죠. 당시에 수익률 7%를 넘겨서 3,622원을 벌었는데요. 지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하고 싶은 것들을 아낄 때마다 수시로 적립하면서 소액이지만 모으는 해외 우량주를 모으는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세상의 다양한 부업을 소개해드리는 <월급이 모자라> 시즌 1의 최종 결산을 마쳤습니다. 지금까지 <월급이 모자라>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는 시즌2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월급이 모자라>는 세상의 모든 부업러들을 응원합니다. 지금까지 이지효였습니다."

▶ <월급이 모자라> '최종결산' 편의 더 자세한 내용은 30일 오후 6시에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클릭☞ https://youtu.be/O5CvYCD9tDk


이지효 기자·김하운 PD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