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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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들이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69조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 주식 보유액(741조원)과 25일 개인 주식 보유액(672조원)을 비교한 결과다.

코스피지수는 25일 2.56% 하락한 2720.39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12월 8일(2700.93) 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에는 2800선을 깨고 올라가는 국면이었지만 이번에는 2800선을 깨고 내려오는 상황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날은 2020년 12월 24일이다.

코스피지수가 2800선에서 3200선으로 뛰기까지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때부터 지난해 1월 말까지 약 한 달간 22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중간에 차익을 실현하지 않았다고 단순 가정하면 2020년 12월 24일 이후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은 손실 국면에 진입한 것이 된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지수가 8.64% 하락, 개인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주식 보유 비중은 28% 정도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말 개인투자자의 주식 보유액과 25일 보유액 규모를 비교한 결과 약 69조원이 날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카카오뱅크, HMM, 셀트리온 등이 손실을 많이 입힌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키우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까지 맞물렸다. 시장에서는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이번주가 증시 향방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 연휴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저가 매수에 나설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부사장은 “금리 인상 등의 악재는 이미 예정돼 있던 변수”라며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800 아래로 하락했다는 것은 가격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고재연/설지연/이슬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