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은 2009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인연을 맺었다. 최근엔 단원들을 위해 사무실까지 마련했다. 21일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에쓰오일 사옥에서 만났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사회복지법인인 하트하트재단이 2006년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창단했다. 모든 단원이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됐다. 에쓰오일은 13년째 오케스트라를 후원하고 있다. 10여 년 전 중·고등학생이었던 단원들이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전문 연주자로 성장했고, 에쓰오일은 이 중 김동균 이영수 임선균 최훈 이준범 씨 등 5명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했다.
플루트 연주자인 이영수 씨는 “이전에는 미국·일본 등 다양한 곳에서 연주할 기회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연주회를 열 기회가 적었다”며 “우리를 위한 공간도 생기고 매주 단원들도 보게 되니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수준급 연주 실력을 갖춘 단원들이지만, 발달장애인인 이들에게 악기를 배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반인보다 더 많은 연습량으로 이를 극복해나갔다. 현재도 하루 5~6시간씩 연습하고 단원들과 끊임없이 호흡을 맞춰가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단원 김동균 씨는 “끊임없이 연습하는 게 무척 어렵지만 매번 성실히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단원들이 음악을 전공해 전문 연주자까지 된 데는 에쓰오일의 도움이 컸다. 정서 안정을 위한 음악 치료를 하면서 음악을 접하거나, 우연한 기회로 음악을 접해 취미 음악 생활을 해왔지만 ‘전문 연주자’가 되기 위해 대학을 진학하는 데는 부담이 컸다. 이들은 에쓰오일이 재단에 10년 넘는 기간 꾸준히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한예종에 입학해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음악적 재능을 가진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음악 활동을 오랫동안 후원해 왔고, 성인으로 성장한 이들을 채용해 진정성을 보이려 했을 따름”이라고 했다.
이영수 씨의 어머니 신영숙 씨는 “다수의 발달장애인이 음악 치료를 하고 있지만 전문 연주자가 돼 직업을 갖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아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게 돼 무척 감사하다”고 했다.
단원들의 목표는 앞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펼쳐보는 것이다. 하트하트재단 관계자는 “단원들이 회사의 정직원이 됐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자선나눔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