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서 오열한 이재명 "상처 너무 많아"…지지자들 "힘내라"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이 후보는 개인사를 언급하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이 후보를 위로했다.
이 후보는 "여기(성남)가 바로 이재명과 그 가족들이 생계유지했던 곳"이라며 "아버지는 이 시장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셨고 제 어머니는 이 건물 다시 짓기 전에 공중화장실에서 소변보면 10원, 대변을 보면 20원 이렇게 받는 (일을 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래도 행복했다"며 "낮에 오랜 시간 일하시고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어머지가) 기다려주셨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머니를 회상하며 재차 눈물을 흘렸고, 말을 잠시 잇지 못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위험 속에서 목숨 잃어가고 있다"며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힘겹게 살아가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할 일이 뭐겠나"라며 "힘겹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고,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장사가 안되는 사람들에게 장사할 기회 주는 게 바로 정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정치가 자기들 이익 챙기고 국민을 속여서 권력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본 정치는 국민을 속여서 편을 가르고, 잘하려는 사람 공격해서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언론 권력과 공권력 이용해서 애먼 사람들 가해자로 만드는 악(惡) 중에서도 악이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시장이 된 이유도 단순했다"며 "부패한 정치를 그만두고 국민이 진정 필요한 것 하자. 그래서 시장이 됐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됐더니 절 가만 놔두질 않았다"며 "저희 가족을 동원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여러 형제 중에 한 형제를 그들이 (이용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른바 욕설 논란도 재차 해명했다. 이 후보는 "(형이) 어머니 집에 불을 지른다고 협박하니 어머니가 저한테 먼저 전화했다. 그게 시작이었다"며 "(형님 내외가) 어머니의 어디를 어떻게 하겠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참혹한 얘기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어머니는 하늘이었다"며 "화가 나서 전화해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따졌다. 하지만) 이런 철학적 표현도 이해 못한다고 저를 조롱했다. 그래서 제가 욕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욕한 거는 잘못했다"며 "공직자로서는 욕하지 말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인덕이 부족했다"며 "이제 어머니도 이제 떠나셨다. 형님도 떠나셨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문제로 우리 가족의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으시라"고 당부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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