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메타버스 가수될 것"…작곡가 김형석의 메타버스 도전기 [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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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 거장' 김형석 씨 인터뷰
"2월 말 메타버스 밴드 '402호' 출격"
"메타버스는 '확장'…업계 원조될 것"
"2월 말 메타버스 밴드 '402호' 출격"
"메타버스는 '확장'…업계 원조될 것"
!["원조 메타버스 가수될 것"…작곡가 김형석의 메타버스 도전기 [쓰리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B20220120110342653.jpg)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부는 메타버스 바람이 매섭다.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 확장이 엔터 업계의 신사업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 '엔터 명가' SM은 자체 세계관 SMCU(SM Culture Universe)를 출시했다. 에스파의 메타버스 세계관 '광야'는 이미 유명하다. YG 등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메타버스 밴드'를 외치고 나선 이가 있다. 'I Believe', '내게 오는 길' 등 대히트작로 유명한 작곡가 김형석 씨다. 최근 노느니특공대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변신한 김 대표는 메타버스 밴드 '402호'를 준비 중이다. 현실의 아이돌이 메타버스에 진출한 사례는 있어도, 신생 밴드가, 그것도 메타버스 안에서만 탄생하는 건 이번이 국내 최초다.
밴드는 오리알씨, 쑤니, 이태원팍, 3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 프로듀서, 리드보컬, 댄서 역할이다. 3인을 보여줄 영상 등 작업이 늦어져, 당초보다 한 달 가량 늦어진 다음 달 말 데뷔 예정이다. 그저 유치한 놀이라 착각 마시라. 밀크파트너스의 모회사인 키인사이드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알려진 투자 규모만 수십억 원 수준이다.
직접 만난 김 대표는 "메타버스 밴드 원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본 402호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역동적이었다. 아날로그 세대의 대표격인 김 대표가 어떻게 메타버스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을까. 서울 성동구에 있는 녹음실에서 김형석 대표를 만났다. 아래는 김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부 각색·편집해 정리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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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재 기자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 '찐팬'입니다.(웃음) 먼저 어떻게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김형석 대표
반갑습니다. 메타버스는 일종의 확장이라고 봅니다. 현실과 다르지도 않죠. 인간이 갖고자 하는 욕망이 디지털로 확장됐을 뿐입니다. 이때 가수든 연예인 셀럽들을 만들면, 활동 범위나 영역들이 자유로울 것 같더군요. 그러다 보니 사이버 밴드 등을 사업적으로 확장시키게 됐습니다.
△배성재 기자
사업적인 확장이라. 많은 가수들을 데뷔시켜보신 경험에 비춰볼 때, 이 밴드가 성공할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김형석 대표
마음에 드는 사람을 봤을 때 가슴이 뛰는 건 원시인이나 현대인이나 똑같습니다. 그 마음이 뛰는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진 거죠. 원시인은 고기를, 현대인은 꽃이나 돈 등을 주겠죠.
메타버스 안에서 어떤 세계가 더 크게 확장해도, 인간의 반응은 똑같은 것 같아요. 단지 그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달라지는 거죠. 메타버스도 그 일환 중 하나로 보고 있어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게 할 것인가가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배성재 기자
자신감이 있으시군요. 그렇다면 메타버스 밴드 '402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형석 대표
곧 데뷔합니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고요. 먼저 미래에서 게이트를 타고 들어온 오리알씨가 있습니다. 뮤직 프로듀서 역할이고요. 아주 극단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쑤니라는 여자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다음에 헬스에 미쳐 있는 이태원팍이 있죠. 이런 세 캐릭터들이 코믹하게 좌충우돌 벌이는 이야기들을 음악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또 이 세계관이 웹툰으로 표현되는 구조를 갖고 있죠.
또 그다음 누가 붙을 것인가에 대해 계속 확장시켜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로 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 상상의 끝까지 갈 수 있는 소재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상력이 제일 중요합니다. 우주를 가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하기도 하고, 옛날 그림 안으로도 들어가고요. 회의를 하다 보면 작가들끼리 깔깔대고 막 엉뚱한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 자체가 디지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재미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요.
!["원조 메타버스 가수될 것"…작곡가 김형석의 메타버스 도전기 [쓰리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B20220120110416893.jpg)
402호는 현실에 없습니다. 어떻게 공개하실 예정인가요.
▲김형석 대표
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죠. 틱톡, 유튜브 등 플랫폼을 고민 중입니다. NFT를 통해 제너레이티브 아트의 형태로 데뷔를 할 수도 있고요. 기존 미디어의 방송국 등과 이야기해서 음악 프로그램에서 홀로그램으로 데뷔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고민 중입니다.
△배성재 기자
대표님 말씀을 듣다 보면, 엔터사가 메타버스로 진출하는 건 거의 필수인 것 같습니다. 메타버스가 엔터 산업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김형석 대표
엄청나게 잘 어울리죠. 메타버스는 일종의 디지털 동아리입니다. 자기하고 취미가 갖거나 활동 영역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루는 거거든요. 그게 곧 엔터죠. 그 자체가 디지털 시장으로 확장되는 수순입니다. 즉 엔터와 메타버스는 떼어놓을 수 없는 출발점을 공유하고 있어요.
△배성재 기자
떼어놓을 수 없다면,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형석 대표
진짜 크게 바뀔 거예요. 전에는 오너가 지시해서 움직이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각자의 팀들이 각자 움직이며 유기적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나아가서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걸 통해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것을 메타버스나 혹은 디지털을 통해서 어떻게 만들어볼지 고민 중인 거고요.
엔터사들의 인력 구조도 완전히 바뀔 겁니다. 당장 402호 영상을 만드는 것도 노느니특공대 안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엔터사가 음악만이 아닌 영상, 그래픽 특수효과 등도 만드는 시대죠.
△배성재 기자
아날로그 세대의 대표격이면서, 디지털 흐름의 선봉에 서계십니다. 메타버스 밴드를 출격시키는 각오가 궁금합니다.
▲김형석 대표
지금은 어떤 IP나 캐릭터를 갖고 이 시장에 접근하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사람이 메타버스 안에서 직접 가수가 되거나 혹은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겁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캐릭터를 통해 셀럽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런 것들을 조금씩 한 뼘 한 뼘 해나가다 보면, 재능 있는 친구들을 발굴하고 무대에 세울 수 있는 기획 등의 데이터가 쌓일 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을 세상에 이끌어내어주는 게 메타버스 안에서 가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래서 이 일련의 작업들이 일종의 선배로서의 책임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원조 메타버스 가수될 것"…작곡가 김형석의 메타버스 도전기 [쓰리고]](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B202201061326337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