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때 원유, 알루미늄 폭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에너지, 금속, 농산물의 주요 공급국이다.

ING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상품 시장으로 확산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경우 상품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프레지던트 윌슨 호텔에서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 다른 입장차만을 확인했다. 다만 이들은 추가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며 서방이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며 침공 시 "러시아는 미국과 파트너들, 동맹국들의 신속하고 심각하며 단결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NG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때 원유, 알루미늄 폭등"
ING는 러시아에 대해 서방이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한다면 천연가스 가격부터 급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재로 인해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감소하면 이미 크게 오른 천연가스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유럽 가스 수입량의 40~50%를 공급한다. 미국은 제재가 가해질 경우 새로운 파이프라인인 노드스트림2가 표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이미 분명히 했다.
ING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때 원유, 알루미늄 폭등"
이는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러시아의 수출에 대한 제재는 세계 원유 시장의 수급을 뒤흔들고 유가는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ING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때 원유, 알루미늄 폭등"
러시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이기도 하다. 1차 알루미늄 생산량은 세계 생산량의 약 6%, 중국 외 생산량의 15%를 차지한다. 중국의 전략란으로 이미 알루미늄 공급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러시아산 공급이 감소하면 가격은 폭등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체인 루살(Rusal)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알루미늄 시장을 뒤흔든 바 있다. 러시아는 니켈, 구리, 팔라듐 및 백금 수출량도 상당하다.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 되었다. 한 해 생산량은 8500만t 이상을 생산했으며 연간 수출량은 4000만t에 근접한다. 세계 밀 교역량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규모다.

미국은 농산물에 대한 제재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국제결제망인 SWIFT 시스템에서 러시아를 차단할 수 있음)는 여전히 대금 지급에 걸림돌이 돼 무역을 어렵게 할 수 있다.

ING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해도 서방이 강력한 제재로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이럴 경우 원자재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