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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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편의점 업계 5위 미니스톱을 3133억원에 인수한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로 현재 운영 중인 세븐일레븐과 함께 업계 기존 양강인 CU·GS25와 더불어 '3강' 입지를 굳히게 됐다. 편의점 간 가맹점 뺏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21일 일본 이온그룹과 한국미니스톱지분 100%를 3133억6700만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지난해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12월 본입찰에 참전하면서 인수전 경쟁자인 신세계그룹을 제친 것. 2018년 인수 협상에 나섰다가 무산된 지 4년여 만에 재도전에 나선 롯데는 당초 업계에서 예상한 2000억원대 인수가를 훌쩍 넘는 금액으로 입찰, 승자가 됐다.

롯데는 세븐일레븐에 미니스톱이 가세하면서 CU, GS25를 추격 가시권에 두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GS25와 CU의 점포 수는 1만5000여 개, 세븐일레븐은 1만1170여 개였다. 세븐일레븐은 이번에 인수한 미니스톱 매장을 포함해 약 1만3800개 매장으로 늘어난다.

롯데, 세븐일레븐에 미니스톱까지…편의점 '간판 쟁탈전' 예고 [종합]
롯데그룹은 '라스트마일'을 놓고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상항에서 편의점 점포 확충을 통해 퀵커머스에 적극 나설 방침. 미니스톱의 점포 2600여개와 12개 물류센터를 확보해 고객과의 접점 거점 확대에 투자한다. 편의점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는 전기오토바이 충전, 금융, 가전케어, 세탁 서비스 등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점포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로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4위인 이마트24(5800여 개)와 격차를 벌리게 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점포 수가 편의점 산업 규모의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지표인 만큼 롯데가 추가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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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편의점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이른바 '가맹점 간판 뺏기' 싸움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수 과정에서 한국미니스톱 점주 일부가 다른 편의점 브랜드로 이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븐일레븐 점포와 상권이 겹치는 미니스톱 점포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에서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점포수를 확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롯데가 잡은 셈"이라면서도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마음을 얼마나 잘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국내 편의점 6개사는 근접 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율규약 3년 연장에 동의했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승인했다. 이에 기존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이 지속 적용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