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함께 먹거나 입맞춤 등으로 친분 판단
도움 줄 사람 구분하는 생존 기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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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이 되기 전 영아들이 타액(침)을 교환하는지를 통해 친분을 파악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음식을 함께 먹거나 입맞춤을 하는 등 침을 나누는 행동을 한 사람 사이에서 도움이 이뤄질 것으로 더 큰 기대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두뇌인지과학 교수 레베카 색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생후 18.5개월 미만의 영아를 대상으로 배우와 꼭두각시 간의 특정 행동을 보여준 뒤 반응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인류학자들은 보통 가족 구성원 간에 형성되는 돈독한 관계의 사람들 사이에서 침을 비롯한 체액을 나누는 데 대한 거부감이 덜 한 것으로 제시해 왔으며, 이런 점이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의 출발점이 됐다.

연구팀은 우선 꼭두각시가 한 배우와는 오렌지를 나눠 먹고, 다른 배우와는 공을 주고받는 것을 보여준 뒤 두 배우 사이에서 꼭두각시가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을 연출한 뒤 반응을 살폈다.

앞선 연구에서 새끼 원숭이가 울 때 구성원들이 어미 원숭이를 쳐다본다는 결과가 나온 점을 토대로, 영아가 곤경에 빠진 꼭두각시를 보고 먼저 쳐다보는 쪽에 도움을 기대하는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결과는 음식을 나눈 배우 쪽을 쳐다보는 것이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

두 번째 실험은 침에 더 초점을 맞춰 진행했다.

배우가 손가락을 자신의 입에 댔다가 한 꼭두각시의 입으로 가져가고, 다른 꼭두각시에는 입 대신 손가락을 이마에서 이마로 갔다 댔다.

그런 다음 두 꼭두각시 사이에서 배우가 곤경에 처한 모습을 보이자 영아들은 입에 손가락을 댄 꼭두각시 쪽을 쳐다보는 경향이 높았다.

이런 결과는 영아들이 주변의 사회적 관계를 학습하는데 침의 나눔 여부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애슐리 토마스 박사는 "사회적 관계를 학습하는 일반적인 기술은 매우 유용하다"면서 "영아 특히 더 오랜 기간 성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인간의 영아에게 상호관계가 돈독한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한 가지 이유는 생존하기 위해 의지할 수 있는 도움을 줄 사람이 누구인지를 파악하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첫 실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뤄지기 전 영아들이 가족과 함께 실험실을 찾아와 대면으로 이뤄지고 이후에는 화상회의시스템 줌(Zoom)을 통해 이뤄졌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결과는 확산 전이나 후나 비슷하게 나왔다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