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자칭 '보수의 암늑대'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을 두고 '양아치', '바짓가랑이' 등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전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대선을 향해가는 초침이 우리 심장을 후벼판다. 어제 윤석열과 홍준표가 만났다고 해서 '몽니를 이젠 끝내나' 했다"며 "처가 문제 (비리 엄단) 문제 등 요구사항 두 가지. (홍 의원이) 마지막 폼은 잡고 싶겠다 싶어서 널리 이해했다"고 적었다.

전 전 의원은 "그런데 대선 와중에 보궐 공천권을 끼워 넣은 홍 의원 진짜 왜 그러냐"며 "이런 짓은 양아치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 50여 일 앞두고 보궐 선거에 자기 사람 챙기기라니, 좌파 정권과 목숨 걸다시피 싸우는 국민들 앞에서 '윤석열이 그래도 양아치보다는 낫지 않냐'는 홍 의원의 말이 왜 이렇게 헛웃음 나오게 쓰라린가"라고 했다.

그는 "보수 정당에서 근 30년, 홍준표 이 정도였냐"며 "최 전 원장도 태도 분명히 해야 한다. 홍준표 바짓가랑이 잡고 종로 전략공천은 추하다"고 했다.

아울러 "(최 전 원장은) '난 종로에 나간다면 당당히 경선에서 겨루겠다'고 해야 맞다. 저 같으면 아예 보궐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윤 후보를 도와 대선 승리하는 데 올인하겠다고 할 것"이라며 "윤 후보는 지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저들(여권)은 정권을 내놓으면 다 죽는다는 공동 인식 아래 이재명부터 정청래까지 하나로 똘똘 뭉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와중에 공천권 요구는 참 어이가 없다"며 "국민의 눈으로 볼 때 한마디로 방자하다"고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직후 본인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이라는 두 가지 요청에 응할 경우 중앙선거조직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홍 의원은 회동에서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에 최 전 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민의힘은 서울 종로 지역은 전략공천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대구 중·남구 지역 등은 100%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로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홍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전략공천 요구와 관련해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의 일환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홍 의원이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의 제언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홍 의원이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을 두고선 "투명하고 합당한 의사결정을 거칠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윤 후보 역시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정한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 더 구체적인 말씀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