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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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37.1.png)
★ 주가 올랐다/ S&P500 0.28% 상승
★ 소비자물가 높게 나왔지만, 시장을 놀라게 하진 않았다
★ S&P500, 4700대 저항 구간에 진입했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2일(현지시간) 아침 발표됐습니다. 시장 예상처럼 헤드라인 수치가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나오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75% 수준에서 1.71%까지 떨어지고, 달러도 ICE달러인덱스 기준 95.6에서 95.2로 급락했습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도 0.4~0.8% 플러스로 출발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42.1.png)
CPI에 대한 월가의 분석을 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① 헤드라인 수치는 기록적이다
12월 CPI는 전년 대비 7.0%, 전월 대비 0.5% 올랐습니다.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5%, 전월 대비 0.6% 상승했습니다.
② 시장을 놀라게 하지는 않았다
시장 예상치는 7.0~7.1% 수준이었습니다. 결과는 시장 예상과 부합했습니다. 이는 일부에 남아있던 우려(깜짝 놀랄 수치가 나올 수 있다)를 해소시켰습니다.
③ 몇 달 내로 정점을 찍을 수 있다
물가가 7%까지 치솟은 데는 '일시적 요인'이 많은 걸 차지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중고차와 신차 가격입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공급 제한이 이어지면서 신차는 전월 대비 1.0%, 전년 대비 11.8%나 올랐고 중고차는 3.5%, 37.3%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73.1.jpg)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경제학자는 "12월의 7.0% 증가가 정점은 아니지만 1월과 2월에 약 7.2%를 기록한 뒤 3월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9월께 물가는 4.5%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전월 대비 CPI 물가는 지난 10월 0.9%, 11월 0.8% 올랐었습니다. 이달에는 0.5% 올랐습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데 진전을 보인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말이 맞기는 하지만, 한 달 만에 0.5% 오른 건 정말 많이 오른 겁니다.
④ 정점을 찍었다고 금세 2%대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요소에만 머물지 않고 많은 부분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자동차 및 팬데믹 관련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기타 항목의 물가도 최근 석 달 연속 전월 대비 0.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40.1.pn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39.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47.1.pn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36.1.png)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물가가 둔화할 것으로 믿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팬데믹이 가라앉으면서 공급망이 점차 정상을 찾으리라는 기대입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재확산되고 있지만, 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뉴욕 등 동부 지역에서는 정점 징후가 뚜렷합니다. 또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미국 제조업체가 재료에 대해 지불한 가격은 지난달 하락했습니다. JP모간은 이날 보고서에서 12월 PMI와 관련해 "공급망 제약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44.1.jpg)
이날 CPI는 전반적으로 이런 월가의 뷰를 확인시켜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오는 3월 Fed가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올리리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수치이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7%이고 실업률이 3.9%인 상황에서 Fed가 긴축으로 선회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릭 리더 CIO는 "우리는 Fed가 곧(아마도 3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LPL파이낸셜은 "Fed는 이르면 3월에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긴축이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싶어할 수 있다. 우리는 주식 시장이 역사적으로, 일반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처음 몇 번의 금리 인상을 쉽게 흡수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74.1.jpg)
올해 FOMC 투표권자인 그는 그렇게 되려면 통화정책에서 좀 더 매파적인 경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러드 총재는 "올해 세 번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믿었지만 사실 지금은 네 차례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올해 상반기에 몇 차례 금리를 인상한다면 장기적으로 더 많이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라면서 3월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불러드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서도 "내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더 빨리 자산매입을 종료했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과 함께 봄에 대차대조표의 수동적 감축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수동적 감축은 보유 채권이 만기를 맞으면 재투자하지 않고 그냥 상환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그는 "대차대조표 축소의 장기적 경로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는 여전히 열려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내일 상원 인증청문회에 서는 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는 이날 공개한 사전연설문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우리의 통화정책은 모두를 위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2%대로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벌어지는 와중에 S&P500 지수는 어느새 다시 4700대에 도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거의 두 달 가량 머물렀던 그 구간입니다. 기술적으로 많은 매물이 쌓여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S&P500 지수는 지난 4일 4800을 돌파해 사상 최고 기록(4818.62)을 세우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했었습니다. 이날 S&P500 지수는 한 때 4748까지 올랐지만 결국 0.28% 오른 4726.35로 마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97.1.jpg)
다우는 한때 200포인트까지 올랐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장 후반 다시 상승해 0.11%(38.3포인트)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파월 의장 청문회 출석에 이어 12월 CPI도 나왔습니다. 그새 10년물 금리는 1.7%대가지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이제 올해 거의 네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단기에 금리가 추가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BCA리서치는 "최근 주식시장의 매도세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국채 수익률이 이런 빠른 속도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세는 작년 말 Fed의 매파적 전환에 대한 지연된 대응이었다는 겁니다. BCA리서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해 말 2~2.25% 범위에서 마감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이런 수준의 수익률은 주식에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14일부터는 4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목요일 델타항공, 그리고 금요일 JP모간과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 금융주가 4분기 실적을 공개합니다. 이에 따라 실적으로 관심이 조금씩 옮겨가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S&P500 기업의 이익이 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날 월가의 금융사 제프리스는 예상보다 적은 매출과 이익을 공개했습니다. 4분기 채권 트레이딩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겁니다. 그 여파로 주가는 9.3%나 폭락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진 건 제프리스뿐만이 아닙니다. 사업모델이 비슷한 골드만삭스는 3.18%, 모건스탠리는 2.74% 하락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 물가에도 안도…불러드 "봄부터 자산 축소"](https://img.hankyung.com/photo/202201/01.28577850.1.jpg)
그는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때 상대 성과가 가장 좋은 섹터는 경기순환 업종, 특히 에너지, 소재, 산업주”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주는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금리가 상승할 때 금융주가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시간이 흐르면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코스테리히 PM은 “인플레이션은 더 넓은 시장에 역풍이 될 수 있지만 올바른 주식에는 순풍이 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