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리면 치매·탈모 합병증 발병률 높아져"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천식·폐렴·근골격계 질환은
독감보다 위험도 낮거나 비슷

코로나19에 걸리면 치매, 심부전, 탈모 등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독감에 걸렸을 때보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진용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합병증과 독감 합병증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이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 2만1615명과 독감 진단 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은 238만696명의 합병증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은 19.1%로 독감(28.5%)에 비해 낮았다. 천식, 폐렴, 소화기, 근골격계 등 대부분의 합병증 상대 위험도는 코로나19 환자가 독감 환자보다 낮거나 비슷했다.

다만 치매, 심부전, 탈모, 기분장애 등 일부 질환의 합병증 발생률은 코로나19가 독감보다 높았다. 코로나19 환자의 합병증 상대 위험도는 독감 환자와 비교했을 때 △치매 1.96배 △심부전 1.88배 △기분장애 1.73배 △탈모 1.52배였다. 특히 탈모가 생길 가능성은 20∼44세 젊은 연령대에서 높았다.

이혜진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생기는 합병증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연구 결과 전반적으로 코로나19 합병증 발생률이 독감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 따라 합병증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고 장기 합병증은 아직 알 수 없으므로 여전히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용 교수는 “예방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면 코로나19 관리 전략도 독감과 같이 유증상 확진자 관리 중심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