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직원 이모씨(45) 가족을 잇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가운데 이씨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오스템임플란트 내부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가족 공범’ 여부와 ‘윗선 개입’ 의혹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다.

11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씨의 부인과 처제에 이어 여동생, 처제 남편 등 총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횡령 공모 여부와 관련해 정식 수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씨가 횡령한 돈을 은닉하는 데 공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도 이날 이씨 가족 5명을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경찰은 전날 이씨 부인과 아버지, 여동생의 주거지 등 총 세 곳을 압수수색해 이씨가 횡령금으로 구매한 1㎏ 금괴 254개를 확보했다. 금괴는 이씨의 아버지 집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저지른 횡령에 그의 가족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망을 넓혔다.

앞서 경찰은 이씨의 부인과 처제를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씨가 횡령금으로 경기 파주 아파트와 오피스텔, 고양 아파트, 제주 리조트 회원권 등 75억원 규모 부동산을 부인과 처제 명의로 매입했기 때문이다.

이씨의 아버지는 이날 예정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실종됐다가 오후 4시55분께 파주 동패동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오전 7시께 이씨의 아버지가 유서를 남기고 사라졌다는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그동안 이씨가 회삿돈을 얼마나 횡령했으며, 어디에 썼는지 등 자금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그가 횡령금으로 산 1㎏ 금괴 855개 중 755개를 압수하고, 75억원 상당의 부동산 및 증권계좌 예수금 252억원, 현금 4억3000만원 등을 확보했다. 이씨는 횡령한 돈을 동진쎄미켐 등 주식에 투자해 750억원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은 자금을 추적하고 가족, 회사 직원 등이 횡령에 가담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은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내부 CCTV 영상을 임의 제출받아 직원의 공범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 7일에는 이씨와 같은 팀 직원 2명을 소환한 데 이어 재무팀 관계자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씨가 쓰던 휴대폰 7대에 아직 찾지 못한 횡령금의 행방과 공범 유무를 밝힐 증거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포렌식을 하고 있다. 10일에는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를 고발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가 ‘윗선 개입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