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왕’ 임성재가 새해 첫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첫날 버디쇼를 펼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임성재는 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PGA투어 센트리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820만달러)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6언더파 67타를 쳤다. 이글 2개를 앞세워 8언더파 65타를 친 단독선두 캐머런 스미스(29·호주)를 2타 차로 추격하며 우승 경쟁에 나섰다. 세계랭킹 1위 욘 람(29·스페인)과 패트릭 캔틀레이(30), 대니얼 버거(29·이상 미국)가 7언더파 66타를 쳐 1타 차 공동 2위다. 케빈 나(39·미국), 에릭 반 루옌(32·남아공)이 임성재와 함께 공동 5위로 경기를 마쳤다.

임성재는 PGA투어 최고의 버디왕이다. 2020~2021시즌 동안 버디를 498개 잡아내 한 시즌 최다 버디 신기록을 세웠다. 2000년 스티브 플레시(미국)가 세운 최다 버디 기록(493개)을 21년 만에 새로 썼다. 이날 경기에서도 임성재는 버디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경기 시작 후 3번홀까지 파 세이브를 지키던 그는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로 시동을 걸었고 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5번홀에서 티샷으로 334야드를 보낸 임성재는 2온에 성공한 뒤 4m 거리의 이글 퍼트를 넣어 단숨에 2타를 줄였다.

7번홀(파4)에서 3퍼트해 보기를 기록했지만 임성재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9번홀(파5) 버디로 곧바로 만회했다. 후반에는 12번홀(파4)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 더욱 기세를 올렸고, 남은 홀을 파 세이브로 마무리해 6언더파로 준수하게 1라운드를 마쳤다. 이날 임성재는 페어웨이 적중률 86.67%, 그린 적중률 88.89%에 퍼트 수 28개를 기록했다.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279.5야드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 시즌 우승자 38명만 참가하는 ‘왕중왕전’이다. 임성재는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우승자로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해 처음 이 대회에 출전해 공동 5위에 올랐던 그는 두 번째 출전한 올해 대회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워 대회 첫 우승도 노릴 수 있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임성재는 “새해 첫 경기여서 다소 긴장했지만 이글과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해 후반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일요일에 하와이에 와서 시차 적응이 덜 됐지만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전년도 우승자들과 함께 경기하게 돼 영광이다.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장인 플랜테이션 코스는 페어웨이가 넓고 내리막 경사가 심해 장타를 날리기에 유리한 곳이다. 이 덕분에 이날 경기에서는 톱랭커들의 장타쇼가 이어졌다. 토니 피나우(33·미국)는 12번홀(파4)에서 402야드를 쳤고,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는 7번홀(파5)에서 381야드를 보냈다. 김시우(27)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25위에 올랐다. 올해 처음 출전한 이경훈(31)은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언더파 72타를 기록해 공동 2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