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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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커피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 지난달 외식 물가가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4.8%)을 보인 와중에도 39개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안 올랐던 커피 가격이 결국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한다.

앞서 매일유업이 RTD(레디투드링크·바로 마실 수 있게 포장된 음료) 커피 가격을 새해부터 올린 데 이어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와 인스턴트 커피 1위 동서식품이 다음주부터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원두 가격 급등을 비롯한 비용 상승 때문이다. 통상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동종업체들이 시간차를 두고 뒤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나는 만큼 '릴레이 인상'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스타벅스, 7년6개월 만에 가격 인상…아메리카노 4500원

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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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8년 가까이 4100원으로 동결한 아메리카노 가격을 4500원으로 인상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를 포함한 일부 음료 가격을 100∼400원 인상한다고 7일 밝혔다. 2014년 7월 이후 약 7년6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스타벅스가 현재 판매 중인 음료 53종 중 46종이 대상이다.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 카푸치노 등 23종은 가격이 400원씩 오른다. 카라멜 마키아또·스타벅스 돌체 라떼·더블 샷 등 15종의 경우 300원씩 상승한다. 프라푸치노 등 7종 음료는 200원, 돌체 블랙 밀크티는 100원이 오른다.

스타벅스는 최근 급등한 원두 가격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번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원두를 비롯한 각종 원·부재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제 물류비 상승 등 다양한 가격 압박 요인이 누적됐다"며 "지금까지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왔지만 7년6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맥심·카누도 오른다…동서식품, 커피값 평균 7.3% 인상

사진=동서식품
사진=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 가격도 오른다. 업계 1위 동서식품도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 가격을 8년 만에 올리기로 했다.

동서식품은 오는 14일부터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 이에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기준) 제품 가격은 1만1310원에서 1만2140원으로 7.3% 오르고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90g) 역시 1만4650원에서 1만5720원으로 같은 폭 인상된다. '맥심 오리지날'(170g 리필 제품 가격은 5680원에서 6090원으로 7.2% 오른다.

동서식품 역시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지난해 4월부터 급등하고 있는 국제 커피 가격과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물류 비용 및 주요 원재료 가격의 상승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원두 선물은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며 같은해 연초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2020년 1파운드(454g)당 113센트에서 지난해 12월에는 230센트로 103.5%나 올랐다.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과 냉해 피해 등이 겹친 여파다.

커피믹스 원료인 야자유는 같은 기간 54.8%, 설탕은 16.7% 상승했다. 글로벌 물류 대란이 이어지고 있어 원재료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에상된다.
사진=매일유업
사진=매일유업
앞서 컵커피 등 RTD 커피 가격이 오른 만큼 이번 가격 인상은 어느정도 예견된 조치였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매일유업은 올해부터 컵커피 제품을 품목별로 8~12.5% 인상한 바 있다.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각각 커피전문점과 인스턴트 커피 부동의 1위 업체인 스타벅스와 동서식품 가격 인상으로 타사의 가격 인상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