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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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4개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에서 운영되는 원전은 안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인식과 상반된다. 하지만 한수원은 그간 탈원전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 말기에 와서야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한수원은 “원전 건설 및 운영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해외 원전 운영국의 규제 요건을 근간으로 수립된 안전 기준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원전은 값싼 발전 단가를 최고로 여겼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후순위였다’는 주장에 대해 “원전 운영에 있어 최우선 가치는 언제나 안전”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한국과 무관하다는 점을 한수원은 강조했다. 한국은 지진이 발생하는 대륙판 경계 지점으로부터 600㎞ 이상 떨어진 지역에 있어 대규모 지진 및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이 일본에 비해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사능이 누출된 후쿠시마 원전과 한국의 원전은 설계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근거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경수로형 원전으로, 격납건물 용량 등 설계 특성이 국내 가압경수로형 원전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동형 발전차 구비 등 비상안전설비도 대폭 확대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논거 중 하나인 ‘원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한수원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물질은 부지 내에서 유출을 철저하게 방지하고 있으며 법적 배출 관리 기준 이내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한수원은 원전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인 점도 강조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어떤 기술이 친환경인지 규정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대상에서 원전을 제외한 바 있다. 한수원은 “유럽연합(EU)은 최근 원전에 대한 투자 사업을 녹색분류체계 초안에 포함해 원전의 친환경성을 인정했다”며 원전을 배제한 K택소노미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