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뉴스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5일 화상회의로 '전국 청년 간담회'를 개최했다. 당초 윤석열 대선후보가 참석한다고 공지됐지만, 안내과 달리 윤 후보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스피커폰 통화로 인사만 하면서 청년층의 비판을 사고 있다.

참가자들과 부산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화상회의로 전국 청년 간담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이 회의에 "윤 후보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안내했지만, 회의 시간이 되자 윤 후보는 불참한 채 권성동 전 사무총장과 박성동 의원 등만 참석해 290여명의 참가자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질의응답 시간 한 참가자가 "후보가 나온다고 들었는데 언제 나오나"라고 질문하자 권 의원은 "후보님께서 스피커폰 통해서 인사 드리겠다"며 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스피커폰으로 목소리를 들려줬다. 통화에서 윤 후보는 "박성중 위원장과 청년 당원 분들, 수고 많이 해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윤 후보는 "제가 거길 가야 하는데 당사에 긴급한 일이 있어서 못 뵀습니다. 윤석열 선대위는 청년들과 함께 합니다. 우리 같이 뜁시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권 의원이 "예 감사합니다. 박수"라며 참가자들의 반응을 유도했지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욕설이 쏟아졌다. 윤 후보가 참석한다기에 간담회에 참여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전국 청년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폰으로 음성을 들려주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전국 청년 간담회 화면 갈무리
권성동 전 사무총장이 '전국 청년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폰으로 음성을 들려주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전국 청년 간담회 화면 갈무리
참가자들은 "정신 못 차렸네" "윤석열 사퇴하라" "야 이 미친 XX야" "후보 교체" 등의 고함을 치며 반발했다. 욕설과 비속어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권 의원은 자리를 떴다. 주최 측에 의해 강제 퇴장당하는 참가자도 속출했다.

간담회 직후 곽승용 정책총괄본부 청년보좌역은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늘 진행된 청년 간담회를 보고 청년보좌역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며 "청년들은 후보 교체를 원한다. 이게 제가 파악한 청년 여론"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자료를 내고 "금일 전국 청년 간담회는 기존 중앙선대위 소속 국민소통본부에서 진행했다. 윤 후보의 참석은 예정돼 있지 않았다"며 "윤 후보는 권성동 전 사무총장의 현장 전화연결을 받고 즉석에서 청년들에게 인사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중앙선대위 소통본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지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참석자들을 실망시켜드린 점에 대해 선거관계자들은 깊은 유감을 표한다.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간담회에 대해 사전에 안내를 받지 못했다. 오늘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았고 권 의원이 전화를 걸었기에 인사를 한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겠지만 후보 입장에서도 다소 억울한 논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권 의원은 청년층 지지율 하락 이유에 대해 "신지예 영입과 우리 당내 지도부 분란이 겹치며 급격하게 떨어졌고, 후보의 발언 실수라든가 후보 부인 문제가 겹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2030 지지율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신지예를 자진 사퇴를 시켰고, 선대위에서 아예 아웃시켰다. 공정에 기반한 청년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노력 계속하면 지지율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참석자는 "그걸 알면서 이준석을 내치냐"고 반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