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尹,'박스권' 李와도 커지는 격차…'대안론' 安 틈새 약진

李·尹, 새해 각종 조사에서 10%p 안팎 차이…일부 조사는 오차범위 접전
尹 이탈한 2030·중도층 표심 安이 흡수…부동층도 늘어

연말연시 각종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상승세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하면서도 40% 안팎 박스권에 묶여있는 상황이지만, 각종 악재가 겹친 윤 후보가 더 큰 하락폭을 보이는 바람에 '양강'의 격차가 커진 모습이다.

그 사이 부동층은 다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일부 조사에서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에게서 이탈한 '2030' 세대나 중도층의 표심이 일부 안 후보에게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이재명, 한 달 새 3~5%포인트 상승…윤석열, 하락폭 두 자릿수 육박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1개월 전 대비 3~5%포인트 정도 지지율이 올라갔지만, 윤 후보는 두 자릿수에 가까운 하락 폭을 기록했다.

그 결과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10%포인트 안팎까지 벌어졌다.

우선 3일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전국 성인 남녀 1천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이 후보는 39.4%, 윤 후보는 29.9%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26~27일 조사보다 이 후보는 3.3%포인트 올랐고 윤 후보는 9.9%포인트 줄어 양측의 격차는 9.5%포인트로 집계됐다.

또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작년 12월30일~올해 1월1일 전국 성인 남녀 1천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후보는 39.9%, 윤 후보는 30.2%로 9.7%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4.4%포인트 늘었고 윤 후보는 그만큼 빠졌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 38.5%, 윤 후보 28.4%로, 지난해 11월 27~28일 조사(이 후보 32.7%, 윤 후보 35.7%)보다 각각 5.8%포인트 상승, 7.3%포인트 하락을 기록했다.

격차는 10.1%포인트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에서 이 후보는 39.3%, 27.3%를 기록한 윤 후보를 12%포인트 앞섰다.

11월 26~28일 조사(이 후보 35.5%·윤 35.5%) 때보다 이 후보 3.8%포인트 상승, 윤 후보 8.2%포인트 하락을 각각 기록했다.

물론 격차가 더 작은 조사들도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3천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40.9%, 윤 후보는 39.2%로 두 후보 간 차이는 오차범위 내인 1.7%포인트에 불과했다.

11월26~27일 조사에 이 후보 36.9%, 윤 후보 41.8%와 비교해보면 순위가 바뀌기는 했지만 각각 2%포인트 안팎의 증감으로 변동폭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작년 12월 중순 이후부터 이 후보가 자질과 역량을 조금씩 인정받으며 한 발짝씩 올라갔고 윤 후보는 가족 논란과 자신의 과거 회귀적인 발언, 선대위 자중지란 등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 '최대 격전지' 서울에서도 李 상승, 尹 하락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도 이 후보의 약진과 윤 후보의 부진이 드러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 서울 지지율은 각각 36.1%, 31.4%로 접전을 벌였다.

한 달 전 조사에선 윤 후보(38.4%)가 이 후보(30.2%)에게 8.2%포인트 앞섰으나 격차가 거의 사라진 셈이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조사에서도 서울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36.1%를 기록하며 윤 후보(31.4%)를 앞섰다.

한 달 전에는 이 후보 30.2%, 윤 후보 38.4%였다.

◇ 안철수 지지율 상승에 두 자릿수…부동층도 증가
윤 후보의 하락한 지지율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부동층으로 흡수되는 양상이다.

특히 2030 세대나 중도층 가운데 정권교체를 원하는 표심 일부가 윤 후보를 떠나 대안을 찾는 타이밍에, 제3지대를 대표하는 안 후보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리서치앤리서치(동아일보 의뢰)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2.6%포인트 늘어난 8.6%를 나타냈다.

엠브레인퍼블릭(중앙일보 의뢰)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지난해 11월 조사 때보다 4.0%포인트 오른 10.1%로 처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없음·무응답은 1.2%포인트 증가한 12.5%를 기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후보에서 이탈한 지지층이 일단 부동층으로 모였고 일부는 안 후보 쪽으로 가는 양상"이라며 "2030이 먼저 움직인 이후 중도층이 따라간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각 여론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