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 대주교 장례 성당 주임사제 "그의 유산 젊은층 이어갈 것"
"데즈먼드 투투 명예 대주교의 유산은 젊은층이 계승해 이어나갈 것입니다.

"
1일(현지시간) 투투 대주교의 장례식이 열린 케이프타운 세인트조지 대성당의 대표인 마이클 위더 주임사제는 연합뉴스 등과 전날 인터뷰에서 "투투 대주교는 생전에 젊은이들을 위해 교육 등에 많은 투자를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투투 대주교는 1996∼1998년 진실과화해위원회(TRC)를 이끌면서 과거 백인 소수정권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의 인권유린에 대한 진상 규명과 용서를 추구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TRC 이후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은 가해자 300명 이상에 대한 흑인 민주정권의 단죄가 지난 23년간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미완의 작업'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위더 주임사제는 "더 나은 아프리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한 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투투 대주교의 장례식 전날 연주한 교회 청년 및 소녀 밴드의 예를 들면서 인근 카옐리차 같은 흑인 집단거주 타운십 출신 젊은이들이 투투 대주교의 감화로 마약과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밴드 제복을 입고 규율 속에 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투 대주교 자신도 동떨어져 인종차별과 싸운 예언자가 아니었다면서 1960년대 미국 흑인 해방운동가 맬컴 엑스와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등의 계보를 잇는 사람이었다고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고인은 아프리카의 특정한 얼굴일 뿐 아니라, 남아공이라는 한 국가의 경계를 넘어 한국, 중국, 인도, 미국 등에도 호소하는 아름다운 인간애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투 대주교에게서 보듯 "우리의 삶에 사랑이 있어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투투 대주교가 성경에 비춰 신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로서 원수에 대한 증오가 아닌 용서에 기반한 운동을 했지만, 비폭력 운동만 순진하게 옹호한 평화주의자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과거 인종차별에 맞서 싸우는 무장 투쟁도 축복하고 국제사회의 남아공에 대한 제재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투투 대주교가 주창한 '우분투'(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한 사람이다) 정신도 평등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는 식의 해석을 붙였다.

한편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이날 장례식에서 고인이 남아공에 붙인 '레인보우 네이션(무지개 국가)'과 관련, 희망과 용서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투투 대주교 장례 성당 주임사제 "그의 유산 젊은층 이어갈 것"
피유시 코테차 데즈먼드&레아 투투 유산 재단 대표(CEO)도 1일 이제 투투 대주교의 장례를 계기로 재단 이름처럼 유산을 이어받을 때가 됐다는 질문에 대해 "고인은 용기와 희망의 사람이자 용서와 거룩함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투투 유산 재단은 2010년부터 투투 대주교가 고령을 이유로 가족들과 좀 더 시간을 갖겠다면서 공적 무대에서 물러난 이후 평화와 정의에 대한 그의 유산을 젊은 층과 나누기 위한 사업을 벌여왔다.

남아공에서 '디 아치'(The Arch·대주교)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투투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새해 첫날 남아공 사람들이 축복으로 여기는 비가 내린 가운데 장례가 치러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