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스틸
/사진=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스틸
미국 8대 미디어 그룹이 내년에 스트리밍 사업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은 1150억 달러(약 136조 원). 특히 올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기록적인 흥행으로 한국은 많은 OTT 플랫폼들의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투자는 넘쳐나는데 제대로 만들어낼 인력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

독창적인 콘셉트, 완성도 높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제작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진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VFX(시각 특수효과) 스튜디오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전까지 콘텐츠 작업의 '하청업체'로 분류됐다면, 최근엔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움직임까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기획부터 VFX까지 논스톱으로 제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제작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특히 드라마, 영화의 규모가 커지고, 화면의 완성도에 대한 시청자, 관객들의 기준이 높아진 만큼 수준 높은 VFX 스튜디오들과 손잡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평이다.

'신과 함께' 덱스터부터 신생 로드101까지

/사진=덱스터, 위즈윅스튜디오, 로드101
/사진=덱스터, 위즈윅스튜디오, 로드101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는 한국형 우주SF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다. 모회사 컴투스와 함께 이 작품의 제작사인 아티스트스튜디오, 아티스트컴퍼니를 인수한 위지윅스튜디오는 세계 최고 수준의 CG(컴퓨터 그래픽) VFX 기술로 국내외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 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을 비롯해 확장 현실(XR)·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엔피, 영화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 등 계열사들을 인수하면서 IP(지적재산권) 개발과 트랜스미디어 발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평이다.

역대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영화 '신과 함께'를 만든 덱스터도 VFX를 기반에 두고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제작해 오고 있다. '신과 함께' 시리즈 후속작을 비롯해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문'까지 신규 프로젝트가 예고된 상황이다.

여기에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과 설 연휴를 겨냥한 대작 '해적2'의 VFX를 담당하며 각각 140억 원, 48억 원에 수주를 받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은 VFX 전문 기업 투싼디지털아이디어를 흡수 합병했다. 투싼디지털아이디어는 영화 '승리호', '타워', '국제시장', '부산행' 등을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종이의 집', '안나라수마나라', '수리남' 등의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진=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
/사진=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틸
로드101은 최근 VFX 신흥 강자로 떠오른 곳. 영화 '싱크홀', '콜', '경관의 피' 등에 참여했고,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공개를 앞두고 있다. '메타 스튜디오'를 표방하며 가상 인간 제작 뿐 아니라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

중요해지는 VFX, 기획부터 원스톱으로

VFX는 디지털 콘텐츠 확장에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글로벌 OTT 플랫폼의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로 꼽힌다.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로 콘텐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 조건으로 VFX를 꼽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VFX는 특히 큰 예산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작품에서 더욱 돋보인다. 대작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고도의 기술을 접목해 보다 생생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VFX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연출자의 크리에이티브 능력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는 모든 영상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기술의 진보와 창조성은 더욱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영화 '신과 함께' 스틸
/사진=영화 '신과 함께' 스틸
업계 관계자는 "과거 VFX 산업은 소수의 대작 콘텐츠 투자로 한정돼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며 "하지만 최근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론칭과 콘텐츠 계약으로 VFX 참여 기회가 늘어났고, 국내 제작사의 해외 공략을 위해서라도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제작이 필수라 판단돼 기획부터 VFX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곳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