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사면 명단에 오른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이 31일 0시 석방됐다. 2017년 3월 ‘국정 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지 4년9개월 만이다. 30일 법무부에 따르면 교정당국은 사면 효력 발생 시점인 31일 0시 직전에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증을 교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상주 중이던 경계·보호 담당 인력이 철수하면서 사면 절차가 끝났다.

박 전 대통령은 석방 이후에도 삼성서울병원에 머무르며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병실생활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와 허리 디스크 등 지병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서 한 달 넘게 입원해 있다. 최근에는 음식물을 씹기 어려울 정도로 치아 상태가 나빠졌고, 수감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 이후 거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서울 내곡동 사저는 검찰이 추징금을 걷기 위해 지난 8월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엔터테인먼트기업 아이오케이컴퍼니에 매각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받는 예우는 경호뿐이다. 탄핵에 따른 퇴임과 금고 이상의 형 등으로 인한 법적 제한 때문이다. 형 집행 당시 부과된 벌금은 면제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책은 2017년 3월 탄핵 이후 지지자들이 옥중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과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을 엮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분노를 거두고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는 일에 힘을 실어 지도해달라’는 지지자들의 편지에 “제가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문회와 헌법재판소에서 그들(권성동·장제원 의원)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는 지지자 편지엔 “거짓말로 속이고 선동한 자들은 누구라도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성/성상훈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