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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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의원은 30일 무더기 통신 조회로 사찰 논란을 일으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 "공수처는 고쳐 쓸 수 없는 제도로, 폐지가 답"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금 전 의원은 이날 SNS에 "오늘은 기자들,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뒷조사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앞으로 언젠가 판사나 검사들을 상대로 한 뒷조사도 벌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금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공수처 설치법에 기권표를 던졌다. 이후 민주당에서 징계까지 받았고, 공천에서 탈락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가까운 금 위원은 "정권교체와 정치교체를 위해 함께 하겠다"며 국민의힘 선대위에 합류했다.

금 전 의원은 "공수처 설립이 논의될 때 제가 줄기차게 반대하며 이야기했던 가장 중요 근거 중 하나가 공수처가 안 좋은 형태의 정보기관이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10년 이상 누구보다도 강하게 검찰개혁을 주장해 왔지만, 공수처 설립에는 반대했다"며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하면서 또다시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공수처를 만든다는 게 애초에 말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예상되는 공수처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할 때마다 제발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말라고 난리를 치던 조국 전 장관, 박범계 현 법무장관에게 묻고 싶다"며 "공수처 만들어서 한치라도 검찰 개혁에 도움이 되었나"라고 물었다.

이어 "공수처 표결 하루 전 저녁을 먹으며 '언론기관, 판검사 뒷조사가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 공수처가 정보기관화 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을 때 '그런 생각은 미처 안 해봤네'라고 말하면서도 끝내 표결을 밀어붙인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도 질문드리고 싶다"며 "도대체 왜 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검찰개혁을 내세우면서 공수처에 반대하는 사람은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것으로 몰아붙였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정작 문재인 정부만큼 검찰을 정치적으로 만든 정권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조국 사건, 원전 사건, 울산 선거법 사건 등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한 검사들은 정말 당당하게 인사에서 날려버리고, 내놓고 정권에 충성하는 검사들은 최소한의 염치도 없이 요직에서 요직으로 영전을 시켰다"며 "대통령 임기(종료) 전에 잘못 만든 공수처를 폐지해서 최소한 원상회복은 해놓으라"고 촉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