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기사 절반 "교통사고 경험했다"…재촉하면 사고↑

17개 업체 중 12곳 '안전모 미확인' 등 산업안전보건번 위반 적발
올해 1∼10월 교통사고 사망 배달기사 16명…종합 대응방안 마련키로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에 등록된 종사자(기사)의 절반 가까이 교통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점이나 고객 등으로부터 배달 재촉을 받아본 적 있는 기사의 교통사고 경험률이 훨씬 높았다.

고용노동부는 배민 라이더스, 쿠팡이츠,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 슈퍼히어로 등 6개 배달 플랫폼 업체에 등록된 기사 5천626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응답자의 47%(2천620명)는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평균 2.4회의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원인은 '상대방 또는 본인의 교통법규 위반'이 73%(1천909명)로 가장 많고 '날씨 상황'이 13%(333명)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6%(4천858명)는 음식점(4천189명)이나 고객(3천772명), 지역 배달대행업체(1천690명), 배달플랫폼 업체(1천558명·이상 중복) 등으로부터 배달 재촉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배달 재촉을 경험한 기사 가운데 사고를 겪어본 비율은 50.3%(2천443명)로, 배달 재촉을 경험하지 않은 기사 가운데 사고를 겪어본 비율(23.0%·177명)의 두 배 이상이다.

배달을 서두르는 이유로는 '다음 주문 수행'이 65%(3천648명)로 가장 많고 '배달 재촉'이 28%(1천573명)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95%(5천355명)는 남성, 5%(271명)는 여성이다.

연령대는 30대가 35%(1천963명)로 가장 많고 40대 34%(1천918명), 20대 이하 19.9%(1천119명), 50대 10.2%(577명), 60대 이상 0.9%(49명)다.

한편 노동부는 전국 17개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의 종사자 대상 안전조치 의무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 12개 업체의 위반사항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음식 배달플랫폼 업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기사에게 적합한 안전모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가장 많이 적발된 위반사항은 '면허증·안전모 보유 확인'으로 10건에 달했다.

이어 '이륜차 정비 상태 확인'(3건), '안전운행·산업재해 예방 관련 사항의 정기적 고지'(2건), '안전보건교육 실시'(1건·이상 중복) 순이다.

노동부는 이 같은 설문조사와 사업장 점검 결과를 토대로 배달 기사 사고를 줄이기 위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종사자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7년 2명에서 2018년 7명, 2019년 7명, 작년 17명, 올해 1∼10월 16명으로 증가 추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