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넘도록 '4차 대유행'…7천명대 확진자, 위중증·사망도 역대최다
델타 변이에 오미크론까지 기승…전문가 "내년 확진자 급감은 어려워"
[2022전망] '긴급유턴' 일상회복, 다시 파란불 켜질까
조심스럽게 시작된 일상회복에 급제동이 걸린 가운데 2022년도 온 국민이 늘어가는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 소식에 마음을 졸이며 새해를 맞게 됐다.

코로나19의 유행세는 작년에는 특정 감염고리를 중심으로 세차례의 확산기와 소강기를 반복하는 양상이었지만, 올해 7월 시작된 4차 유행은 확산세가 누그러트려지지 않은 채 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했고, 중환자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르는 등 의료 체계 곳곳이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하고 백신접종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강한 전파력의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어 내년에도 코로나19와의 사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2022전망] '긴급유턴' 일상회복, 다시 파란불 켜질까
◇ 끝이 안 보이는 '4차 유행'…내년초 하루 2만명 확진자 나올수도
정부는 백신 접종률 상승세를 바탕으로 지난달 1일 '위드코로나'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지만, 1천명대 후반이었던 확진자 수는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7천명대 후반까지 폭증했다.

이달 들어 확산세는 더욱 거세졌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5일(7천849명)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다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에는 다소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꾸준히 5천~7천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300명대 중반 수준이었던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8일(1천16명) 처음 1천명을 넘어선 뒤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하루 최다 사망자 수가 100명 넘게 나온 날도 있었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러다 내년 1월에는 확진자가 하루 2만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앞서 "유행이 악화하는 경우 이달 중 약 1만명, 내년 1월 중 최대 2만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었다.

[2022전망] '긴급유턴' 일상회복, 다시 파란불 켜질까
◇ 백신 접종률 70% 넘었는데…'변이 바이러스' 기승에 다시 원점으로
문제는 나날이 악화하는 방역 상황을 타개할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는 데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사태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접종을 마친 고위험군과 고령층에서부터 서서히 접종 효과가 떨어지고, 전파력이 더욱 강력해진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방역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미크론 변이라는 새로운 변수는 당장 내년 초반 코로나19 대응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처럼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유행세가 커져 1∼2달 내로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현재 수준의 거리두기·백신 접종으로는 막을 수 없는 확진자 폭증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태까지의 코로나바이러스 중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나마 국내에서는 마스크를 많이 쓰고,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기 때문에 확산 속도가 해외보다 더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기까지 1개월 이상이 걸렸는데, 오미크론은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없다면 내년 1월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하루 3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2전망] '긴급유턴' 일상회복, 다시 파란불 켜질까
◇ 끝나지 않는 '코로나 전쟁'…"추가접종·거리두기·병상확보가 관건"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행 중인 거리두기 조치에도 확진자가 극적으로 줄어들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유행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고 확진자 감소도 기대할 수 있지만, 감소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거리두기 조치의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던가,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조치가 끝나면 다시 유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거리두기 조치로 부분적으로 확진자가 줄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에 용이한 겨울철이라는 점, 오미크론의 무서운 전염 속도로 볼 때 당장 큰 폭으로 줄긴 어렵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유행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추가접종', '사회적 거리두기', '의료 대응 역량'을 꼽았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파력으로 인해 유행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기본 백신 접종으론 감염 예방효과가 크지 않아서 변이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선 성인 인구 전체의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끝나는 내년 1월 3일 이후부터 적용할 '중간 단계' 성격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아울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을 낮출 수 있도록 병상은 늘리고, 환자는 줄이는 방식의 종합적인 대응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전망] '긴급유턴' 일상회복, 다시 파란불 켜질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