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관계 재설정하나…대선 역할론 주목 속 당분간 침묵 가능성도
거처 관련 윤상현 매입한 내곡동 사저도 거론
[박근혜 사면] 5년 만에 돌아오는 朴, 대선 정국서 입 열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어의 몸에서 5년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왔다.

성탄절 이브인 24일 단행된 신년 특사 명단에 전격 포함되면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지 4년9개월 만에 구치소 밖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던 박 전 대통령은 어깨 등 통증과 함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이후에도 당분간 병원 입원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옛 친박(친박근혜)계 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 통화에서 "건강이 매우 안 좋아지셨다고 들었다.

한동안은 병원에 계셔야 할 것"이라며 "이후 차차 회복하시면 찾아뵈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병원 치료 후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지인이 새로 매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에 거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구속 직전까지 머물렀던 삼성동 사저는 2017년 팔렸다.

윤 의원은 통화에서 "수감 후 나오셨을 때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둔 사저인데, 앞으로 실제 그곳에 계실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자유의 몸이 된 박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선 대선을 70여일 앞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전격 사면이 대선판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야권 일각에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박 전 대통령의 향후 관계 설정에 따라 이번 사면의 정치적 유불리가 갈릴 것이란 말도 나온다.

윤 후보는 2016년 탄핵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끌어낸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악연 아닌 악연'으로 얽힌 윤 후보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거나, 야권 내 강경 보수 세력이 윤 후보에 대한 비토 입장을 설파할 경우 대선 국면에서 보수진영 내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사면복권 된 박 전 대통령의 입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야권 일각에선 일단 박 전 대통령이 당분간 침묵을 지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적지 않다.

코로나19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 당분간 외부인 접촉이 쉽지 않은 데다, 정권교체 성패가 엇갈리는 대선정국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옛 친박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 5년간 나라가 너무나 비정상적으로 됐다.

비정상화된 나라를 정상화하는 게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정권교체가 시급한 상황에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와의 관계 설정에도 문제가 없으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