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돌아온 프라하의 연인들 ③ 단풍, 온천 그리고 유럽속 동화마을
화려했던 프라하 투어를 마치고 잠시 쉬고 싶다면 한적한 소도시로 가보는 건 어떨까.

승용차로 두세 시간만 달리면 체코의 시골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이 덜 붐비는 소도시야말로 '위드 코로나' 시대 최적의 여행지다.

◇ 단풍과 함께 온천을…'힐링 시티' 카를로비 바리
'황제의 욕장'이란 별명을 가진 온천 도시 카를로비 바리. 카를 4세 황제의 사냥개가 이 도시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뜨끈한 온천물에 만사가 귀찮아진 녀석이 돌아오지 않자 시종이 찾아 나섰다.

그러다 따뜻하고 비릿한 물맛을 본 시종이 황제에게 고하자, 카를 4세가 온천 휴양도시를 만들라고 지시해 생겨난 곳이다.

올해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도시 중심으로 '끓는다'란 뜻의 '테플라' 강이 흐른다.

강이라고 했지만, 규모는 청계천 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한겨울에는 낮에 김이 모락모락 오른다고 한다.

007 영화 시리즈 '카지노 로열'을 촬영한 카지노 펍 호텔이 멋지게 들어서 있다.

강을 따라 휴양 도시답게 17~18세기 바로크 양식 건물에 명품 숍들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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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지델니 콜로나다(땅에서 솟아나는 온천수) 입구에는 브르지델로 분수가 솟구친다.

지하 2km 깊이에서부터 72℃의 물이 자연의 힘으로 내뿜어진다고 한다.

분당 2천ℓ나 터져 나온다.

온천수는 빨대 같은 손잡이가 달린 컵, '라젠스키 포하레크'를 사면 한껏 마실 수 있다.

카를로비 바리에서는 16종의 온천수를 맛볼 수 있다.

체코 전통 과자인 오플라트키와 함께 마시면 16종 모두에 도전할 만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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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비 바리는 계곡에 위치해 지금 시기는 단풍이 좋다.

산 중턱에 위치한 임페리얼 호텔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예쁜 건물들과 테플라 강이 주변 산의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다.

그 못지않게 단풍이 짙은 강변 드보르자크 공원에 나가보니 독일에서 온 단체 여행객들이 많았다.

카를로비 바리에서는 20여 가지 허브로 만든 약술 베헤로브카가 유명하다.

인삼주, 약초주를 좋아한다면 한두 병 구매해 보시길. 소화 기능과 기관지에 좋다고 하는데, 한국에선 구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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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비 바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팬데믹 이전에는 휴양객이 90%를 차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로 타격이 심각했다.

이제는 온천과 새롭게 마련한 코로나 치유 프로그램으로 다시 휴양객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 "유럽 동화 속 마을을 걷는다" 체스키 크룸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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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키 크룸로프의 아침은 안개 속에 싸였다.

프라하를 거쳐 독일 몰다우로 흐르는 블타바강이 두건처럼 포근히 감싸 안고 있어서다.

16세기 예수회 수도원이 여행자의 숙소가 된 호텔 루제에서 안개에 묻힌 마을을 보면 운치 있다.

체스키 크룸로프성은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만들어졌다.

고딕으로 시작해 르네상스·바로크 건물 등 시대별 양식을 간직한 궁전이다.

해골, 천체망원경 등을 갖춘 연금술사의 방도 있다.

성 내부 투어 가이드는 옛날 모양 열쇠를 손에 들었다.

일행이 성당, 방 하나하나를 지날 때마다 열고 잠근다.

다른 일행과 되도록 마주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진 촬영은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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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겐베르크 일가의 초상화가 걸린 바로크 객실에는 휘황찬란한 황금마차가 있다.

실제 금박을 입혔다고 한다.

에겐베르크의 얀 안톤 1세가 1683년 외교사절로 로마 교황을 방문할 때 사용한 황금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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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시대의 가면무도회장인 '마스카레드홀'은 요제프 레더러가 1748년에 그린 귀족들의 가면무도회 벽화가 복원 작업을 거쳐 생생하게 그 시대를 전한다.

대여 요금은 1천2백 유로에 2시간. 결혼식장으로도 빌릴 수 있다.

성 밖으로 나와 망토 다리를 지나면 블타바강이 휘감은 구시가지와 르네상스 양식의 성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구시가지 건물의 주황색 지붕들은 나무 기와로 이뤄졌다.

나무 기와는 자연스럽게 주황색을 띠게 된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망토 다리의 아치 사이로 보면 말 그대로 유럽 동화 속 마을이다.

모자란 여행시간이 아쉬웠다.

◇ 위드 코로나 체코 여행은

지금 체코로 가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난 뒤 출국해야 한다.

출국 72시간 이내 검사한 유전자증폭(PCR) 음성증명서, 질병관리청에서 인터넷으로 발급받는 백신접종 증명서가 여권과 함께 필수품이다.

둘 다 영문이어야 한다.

체코 입국 시와 실내 건물 입장 시 확인한다.

가능하면 영문 해외여행자보험 증권도 준비할 것을 권한다.

체코 방문객들은 '온라인 사전 입국 신고서'를 웹사이트(plf.uzis.cz)에서 영문으로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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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72시간 이내 여행지에서 PCR 음성 결과지를 받아와야 귀국 후 받는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하루 정도만 격리된 뒤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

체코는 올해 세계관광여행협회(WTTC)로부터 '안전 여행'(Safe Travels) 인증을 받았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체코관광청 한국 블로그(blog.naver.com/cztseoul)나 외교부 안전여행 사이트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팬데믹 이전에는 대한항공-체코항공 직항이 있었으나 현재는 핀에어나 다른 유럽항공편으로 경유해야만 프라하에 갈 수 있다.

핀에어는 아시아-유럽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항공사 중 하나로 헬싱키 공항에서 편리한 환승 등이 장점이다.

◇ 체코 음식과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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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는 육류 요리가 발달했다.

현재 물가는 팬데믹 이전보다 20%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그래도 다른 유럽 지역보다 훨씬 싸다.

추천할 만한 이색적인 음식 첫 번째는 타르타르다.

체코식 육회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빵 위에 생마늘을 문지른 다음에 다진 육회를 펴서 발라 먹는다.

돼지 족발 같은 콜레노도 맥주와 함께 먹기 좋다.

싸고 양이 상당히 많다.

굴라쉬는 소고기로 만든 체코식 스튜다.

크네들리키라는 체코식 찐빵과 같이 먹는다.

맥주는 물보다도 싸다.

와인은 모라비아산 화이트 와인을 추천한다.

과식했다면 온천수로 담근 약주 '베헤로브카'를 한 잔 권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1년 1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