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울주문화재단, 한컴과 암각화 서체 공동 제작 무료 배포
국보 반구대 암각화 7천 년 만에 한글 문자로 부활
7천 년 전 선사인이 그린 세계적 문화유산인 바위 그림(암각화)이 세계 최고의 문자인 한글로 부활했다.

울주군과 울주문화재단, 한글과 컴퓨터는 22일 울주군 1층 문수홀에서 대곡천 암각화군 콘텐츠화 사업-한글 서체 개발 발표회를 열었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천에서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147호 천전리 각석을 발견한 지 올해 50주년을 맞아 울주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이 사업은 신석기시대 선사인이 그린 바위 그림을 한글 서체로 제작한 것이다.

한글과 컴퓨터가 용역을 맡아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그림 및 문양을 기반으로 2종류 서체를 만들었다.

개발된 서체는 2022 한컴 오피스 공식 패치를 통해 한컴 오피스에 기본글꼴로 탑재돼 많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울주군과 울주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도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반구대 암각화체(한글 자음·모음·영문 3천860자)는 쪼기, 긋기, 갈기, 돌리기 등 반구대 암각화의 특징을 적용한 캘리그라피 서체다.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와 호랑이 등 동물의 형태 및 율동감을 표현했다.

천전리 각석체(한글 자음·모음·영문 1만2천252자)는 도구를 활용해 암석에 새길 때 나타나는 패임을 글자에 적용하고 바위가 가진 단단한 구조의 느낌을 담았으며, 천전리 각석의 돋보이는 특징인 기하학적 문양도 서체에 담았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유적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서체로 제작됐다"며 "대곡천 암각화군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는데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주문화재단 관계자는 "7천 년 전 문자 기능을 했던 바위 그림이 현대적 서체로 재탄생했다"며 "이 서체가 널리 쓰여 대곡천 암각화 문화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주군과 함께 서체를 공동 개발한 한글과컴퓨터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반영한 두 서체는 한컴오피스에 탑재할 계획"이라며 "세계적 문화유산인 대곡천 암각화에서 발원된 한글 문자가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선호 울주군수와 간정태 울주군 의장을 비롯해 시·군의원, 미술가 및 문화 예술인 60여 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