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전면개편보다 효율화 무게…힘실은 尹 "그립 강하게 잡아달라 해"
총괄상활본부 역할 강화될듯…별도 회의체 구성 가능성도

국민의힘 김종일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난맥상 정리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선대위가 400명 이상 규모로 비대해지면서 대선 전략의 핵심인 후보 일정과 메시지 조율이 원활하지 않던 차에, 내부 지휘체계를 놓고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의원 간의 갈등까지 폭발하면서다.

'내가 끌고 가겠다' 칼빼든 김종인, 기동헬기 띄우나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윤 후보와 만나 선대위 운영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윤 후보는 김 위원장에게 "효율적이고 유능한 선대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동조하며 "지금 있는 캠프를 잘라내거나 대폭 축소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있는 데서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양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효율화를 위해 본인의 '그립'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선대위에 전격 합류하며 '원톱' 지휘봉을 잡게 됐지만, 내부 분열상이 표출되며 '그립'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던 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가 보다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가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회동에서 김 위원장에게 "그렇게 해달라"며 힘을 실어줬다.

다만 '당직자 총사퇴'를 통해 선대위 전면 쇄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같은 방식의 전면 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본부장급 일괄 사퇴' 가능성에 대해 "전혀 그런 이야기는 나온 것이 없다"며 "슬림화하거나 (누군가를) 잘라낸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현재의 선대위를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비효율성 문제를 지적했지만, 전면 개편과 관련해선 "시기적으로 할 수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총괄상황본부 관계자는 그 배경과 관련해 "특정인을 비토(거부)하고 다른 사람을 넣게 되면 현실적으로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권교체에 뜻이 같은 사람은 모두 함께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애초 선대위 구상과도 절충한 면이 있어 보인다.

'내가 끌고 가겠다' 칼빼든 김종인, 기동헬기 띄우나
대신 '기동헬기'를 띄우는 방식의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동헬기'란 선대위 내 역할이 중복돼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한을 특정 조직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일정이나 메시지, 전략을 효율적으로 짜도록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전날 김 위원장은 "빨리 선거를 일으킬 수 있는 기동헬기를 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별동대 성격이 짙은 총괄상황본부의 역할을 강화하거나 별도 회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수석대변인은 "현재 꾸려진 회의체를 활용할 수도 있고 회의체를 (별도로) 구성해서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인적 개편이 없는 상황에서 선대위 운영이 효율적으로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사람에 대한 정리 없이는 기존의 난맥상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 후보 주변 핵심 관계자들을 '파리떼'에 비유하며 "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파리떼를 이번에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