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장인이 제작한 '울산 신흥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등 포함
무예교과서 '무예제보'·서적·불상·불화 등 7건 보물 지정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무예서로 알려진 '무예제보'(武藝諸譜)를 비롯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서적·불상·불화 등 문화재 7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수원화성박물관이 소장한 무예제보와 '대승기신론소 권하', '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 '강진 무위사 감역교지', '강릉 보현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울산 신흥사 석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 흥천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를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무예제보는 문인 관료 한교가 1598년 왕명에 따라 편찬한 무예기술 지침서이자 무예 교과서다.

당시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어 효과적인 군사 훈련을 하기 위한 무예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명나라 군대 전술을 참고해 곤봉·방패·창·삼지창·장검 등 다양한 무기의 제조법과 조련술을 한문·한글·그림 등으로 설명했다.

'무예제보번역속집', '무예도보통지' 등 조선 후기 무예서 간행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자료로, 초간본은 수원화성박물관과 프랑스 동양어대학에만 존재한다고 전한다.

무예교과서 '무예제보'·서적·불상·불화 등 7건 보물 지정
대구 용문사에 있는 대승기신론소 권하는 당나라 승려 법장이 저술한 '대승기신론소'를 저본(底本)으로 삼아 1461년 간경도감이 만든 목판으로 찍은 책이다.

조선시대에 출판된 대승기신론소는 1434년 제작한 금속활자인 갑인자로 1457년에 만든 책과 1528년, 1572년에 간행한 목판본 등만 있어 1461년 목판본은 용문사 소장본이 유일하다.

초조본 아비달마대비바사론 권175는 11세기에 완성된 고려 초조대장경 중 200권으로 구성된 경전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의 한 권이다.

소장처는 중랑구 법장사이며, 12세기 전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진안 금당사가 보유한 강진 무위사 감역교지는 조선 세조가 1457년 음력 8월 10일에 강진 무위사의 잡역을 면제하도록 명령한 공식 문서다.

세조 서명과 '시명지보'(施命之寶) 흔적이 명확히 남아 있다.

무예교과서 '무예제보'·서적·불상·불화 등 7건 보물 지정
강릉 보현사와 울산 신흥사 불상, 서울 흥천사 불화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내년 3월 6일까지 여는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 후기 승려 장인들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다.

보현사 불상은 고려시대 후기 혹은 조선시대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조각승 석준과 원오가 1599년 평창 상원사 문수동자상과 함께 중수(重修·낡고 헌 것을 고침)했다.

얼굴 모습과 신체 비례, 세부 표현에서 여말선초(麗末鮮初) 특성이 남았으며, 이국적이면서도 화려한 조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흥사 대웅전에 봉안된 아미타삼존상 중 본존에 해당하는 석조아미타여래좌상은 1649년 포항 오천읍에서 채취한 불석(佛石)을 배로 옮겨와 만든 불상이다.

흰색 광물인 불석은 규산염의 일종으로, 당시 불석 불상의 제작지와 운반 경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첫 사례라고 알려졌다.

17세기 전반에 전국에서 활동한 조각승 영색이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된 뒤 양주 회암사 불상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했으며, 전반적으로 온화함과 개성이 느껴진다.

무예교과서 '무예제보'·서적·불상·불화 등 7건 보물 지정
흥천사 불화는 19세기 '경성화파'를 대표한 승려 화가인 화담신선을 비롯해 17명이 왕실 발원(發願·신에게 소원을 빎)으로 1832년 함께 조성했다.

부처 제자인 가섭·아난존자, 사자와 코끼리를 탄 문수·보현동자가 결합한 구성, 위쪽부터 아래로 부처·제자·동자를 배치한 구도가 특색이다.

정확하고 견고한 필치와 선명하고 밝은 색채가 인상적이며, 그림 제작 이력을 알려주는 기록인 화기(畵記)와 불화를 보관하는 함도 남아 있어 완전성을 갖췄다고 인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