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이 기사는 서울시에 사는 오현주(가명·41)씨 등 제보를 토대로 취재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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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배정 기다릴 테니 그사이에 투석만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투석 환자들이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동안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투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 환자가 치료받지 못할 경우 부종과 호흡곤란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지속해서 투석 받지 못할 시 위험한 상태에 이를 수 있어 대안이 필요하다.

[OK!제보] "병상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은 사형선고"
오현주(가명·41)씨의 아버지는 작년 9월 신장 장애 2급을 판정받은 후 화·목·토요일 주 3회 투석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씨의 아버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두 차례 투석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병상이 부족해 확진 판정을 받은 후인 12월 2일부터 사흘간 집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투석만이라도 해달라. 안되면 자차로라도 모시겠다고 했지만 안됐다"며 "코로나19가 아닌 투석 치료를 받지 못한 그 시간이 매우 무서웠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확진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동안 투석 치료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오씨 가족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30년 이상 투석을 받아온 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기간이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는 김소희(가명·43)씨는 막막했던 심경을 밝혔다.

지난 11일 토요일 확진 판정을 받은 김씨의 아버지는 월요일 자정께가 돼서야 입원할 수 있었다.

김씨는 "그전까지 안내조차 없다가 일요일이 돼서야 자가격리 키트 하나가 왔다"며 "(투석을 받아야 하는) 그런 사람은 집에서 죽으라는 거냐"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위급한 상황을 맞아야 치료를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병상이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은 (투석 환자에게) 사형선고"라고 전했다.

[OK!제보] "병상 없으니 집에서 기다리라는 말은 사형선고"
대한신장학회 COVID-19 대응위원회 위원장인 이영기 교수는 "투석 환자 치료를 위해 혈액 투석 거점병원 확충과 거점병원에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거점 전담병원 중 투석 가능한 음압 병상을 보유한 병원은 남양주 현대병원, 성남시 의료원, 부산대병원 등을 포함해 총 11곳이다.

보건복지부는 12월 말까지 혜민병원, 평택 박애병원, 김포 우리병원, 충북대병원에서 코로나19 외래환자를 위한 투석실 42실을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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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