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도착 1년만에 연구 결과…가장 원시적 물질 평가
소행성 '류구' 시료 첫 실측 결과 더 검고 공극률도 컸다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호가 소행성 '류구'(龍宮)에서 가져온 암석과 먼지 시료에 대한 첫 분석 결과가 1년 만에 나왔다.

류구는 하야부사2호가 접근해 시료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원격 및 현장 측정을 통해 탄소질의 C형 소행성 특성이 상당 부분 파악됐으나 수밀리미터에서 1㎜이하 시료를 직접 분석해 밀도와 공극률, 분광적 특성 등을 정밀하게 밝혀낸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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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료 분석 결과, 류구는 1938년 탄자니아에 떨어진 '이부나(Ivuna) 운석'으로 대표되는 CI 콘드라이트와 가장 유사하나 태양 광선 반사 비율이 더 낮고 공극률은 높으며 더 부서지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두 편의 논문으로 발표됐다.

네이처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야다 도루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C형 소행성 류구서 가져온 하야부사2호 시료에 대한 초기 분석'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류구 시료가 빛의 2%만 반사해 아주 어둡고, 46%에 달하는 높은 공극률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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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지구에 떨어진 운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처럼 높은 공극률은 확인된 적이 없다.

태양 광선의 반사 비율을 나타내는 알베도도 0.02로 아스팔트(0.04)보다 낮았다.

C형 소행성은 대개 0.03~0.09의 알베도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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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류구' 시료 첫 실측 결과 더 검고 공극률도 컸다
파리-사클레대학 조교수 세드릭 필로제가 이끄는 연구팀은 별도 논문에서 '우주천체물리학연구소'의 초분광 현미경 '마이크로메가'(MicrOmega)를 이용해 시료의 구성 성분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근적외선 영역(0.99∼3.65㎛)의 마이크로메가 분광에서 류구 시료는 2.7㎛과 3.4㎛에서 강한 신호를 보여 수산기(OH)와 유기물의 존재를 각각 나타냈다.

이는 시료가 점토와 같은 수화광물로 구성돼 있고 다양한 유기물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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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 이하의 일부 입자는 탄산염이나 휘발성 성분 등처럼 다른 물질 로 돼 있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C형 소행성인 류구 시료가 지금까지 연구된 것 중 가장 원시적인 물질이며 태양계의 형성과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독특한 자원이라고 평가하고, 심층분석을 통해 더 많은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C형 소행성은 물과 유기물이 풍부한 원시 천체로 태양계와 생명체 구성 물질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야부사2호는 지름 약 1㎞에 다이아몬드 형태를 가진 류구 표면에 금속 탄환을 발사해 인공웅덩이를 만든 뒤 시료를 채취했으며 지난해 12월 약 5.4g의 시료가 담긴 캡슐을 지구에 떨어뜨렸다.

JAXA는 이 중 10%인 5g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제공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연구 제안서를 받아 우수 연구팀에 시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ASA도 지구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 '베누'(Bennu)에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를 보내 암석과 먼지 시료를 채취했지만 2023년 9월 지구에야 도착할 예정이다.

소행성 '류구' 시료 첫 실측 결과 더 검고 공극률도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