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마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ILO와 국제노총(ITUC)에 전달했다.
강 전 장관이 ILO 수장으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을 국내에서 여러 차례 밝힌 민주노총이 같은 주장을 국제사회에 피력하면서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전날 카넬레네 파스키에(네덜란드) ILO 이사회 노동자그룹 의장과 샤란 버로우(호주) ITUC 사무총장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지난 15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강 전 장관의 면담 사실을 소개하면서 "강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양 위원장은 'ILO 사무총장은 국제 노동 기준을 정립·실행해야 하는 자리로, 노사정 3자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를 넘어 뚜렷한 지향·방향을 갖고 노동자 권리·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노동 현장 및 노사관계 현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 ILO 사무총장에 적합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강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15일 면담에서 양 위원장에게 "내가 UN 등에서 인권 관련 업무를 오래 해 ILO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과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놓칠 수 없는 기회 같다"며 지지를 요청했지만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강 전 장관이 양 위원장을 구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다는 점도 민주노총이 그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면담에서 한 민주노총 간부가 양 위원장이 서울 도심에서 불법 집회·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있던 올해 10월 초 강 전 장관이 입후보한 점을 언급하며 "용감하다"고 비판하자 강 전 장관은 "(구속에) 문제가 있다는 데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했다.
ILO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내년 3월 25일 치러진다.
정부그룹 정이사 28명, 노동자그룹 정이사 14명, 사용자그룹 정이사 14명 등 56명의 표결로 당선자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의 입장문을 받은 ILO 이사회 노동자그룹 의장과 ITUC 사무총장은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몸조심하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20일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은 전날 이 대표를 협박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이 대표는 전날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을 비판하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 전 구청장은 "'밤길 조심하라'고 협박한 유사사례 유죄 판례도 4건이나 찾아서 첨부했다"며 "'밤길, 아침 길, 낮길 조심'보다 '몸조심'은 신체에 대한 해악의 고지이므로 더욱 무거운 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최근 전북 전주에서 포획된 여우가 전주동물원에 입식된 후 일반에 공개됐다.20일 전주동물원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전주시 덕진체련공원 내 테니스장에서 '여우 한 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들어와 전주시 동물포획반·동물보호팀이 포획했다.이 여우는 붉은여우의 개량종인 마블 폭스였다. 당시 몸무게는 5.24㎏였다. 작년에 태어났으며 누군가 키우다가 잃어버렸거나 유기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마블 폭스는 국제멸종위기종이 아니어서 민간 입양이 가능하다.다만 전주시는 불법 번식 및 소유권 분쟁, 높은 분양가, 사육 난이도, 재유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일반가정 입양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 여우를 전주동물원에 입식하기로 결정했다.전주동물원은 이 여우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보금자리를 마련한 뒤 이번 주부터 일반에 공개했다.김종대 전주동물원장은 "새봄과 함께 찾아온 가족을 환영하며 정성을 다해 보살피겠다"고 전했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내연관계가 들킬까 두려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군 장교 양광준(39)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양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양씨는 피해자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언행과 욕설, 협박으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와 공포를 느끼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계획 범행이라고 판단했다.재판부는 "잘못을 후회하면서 반성문을 냈지만, 한편으로는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부담감과 괴로움을 토로하면서 우발 범행임을 변소하고 있다"며 "본인이 저지른 범행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지난해 10월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A씨(33)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양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으며, A씨는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밝혀졌다.조사 결과 양씨는 범행 당일 아침 출근길에 연인관계이던 A씨와 카풀을 하며 이동하던 중 말다툼을 벌였고, A씨와의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막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는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었고, A씨는 미혼이었다.특히 양씨는 피해자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 등에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하는 등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