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은 지역별로 방침 달라…일부는 전면등교 유지
"내년 새 학기 정상 등교 가능할까" 학부모들 불안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의 전면등교가 중단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이 병행된다.

비수도권은 일부 시도는 전면등교 방침을 고수하고 일부는 과대·과밀학교 중심으로 밀집도를 조정하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 수도권 등 4주 만에 전면등교 잠시 중단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를 위해 오는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학교에서 전면등교를 잠시 중단하는 학사운영 조치를 지난 16일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전면등교에 돌입한 지 4주 만이다.

이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3∼6학년은 4분의 3 등교로 밀집도를 6분의 5로 조정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전교생의 3분의 2가 등교할 수 있다.

일부 지역은 정부 조치보다 등교수업 방역 기준을 강화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의 경우 밀집도 제한을 교육부가 제시한 6분의 5보다 높은 3분의 2로 정했다.

초1·2학년이 매일 등교하면 3∼6학년은 절반만 등교가 가능해 하루 2개 학년은 원격 수업을 하게 된다.
교육부 차원에서는 조기방학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으나 조기방학을 권고하는 지역도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각 학교는 수업일수 등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가능하다면 조기 방학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 일부 학교는 지난 17일부터 당초 일정보다 1주일가량 빨리 방학에 들어갔다.

◇ 지역별 탄력 적용…대구, 광주 등은 종전대로 전면등교
교육 당국은 지역 감염 상황과 각 학교 구성원 의견 등에 따라 지역별, 학교별로 학사운영을 탄력적으로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과대학교와 과밀학교의 밀집도를 초등학교는 6분의 5(초 1·2학년 포함)로, 중고교는 3분의 2 이하로 조정하기로 했다.
세종시교육청은 학생 수 500명을 초과하는 58개 초중고교, 경북도교육청은 전교생 1천명 이상이거나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학교의 밀집도를 각각 3분의 2 이하로 조정한다.

강원은 감염 위험이 큰 지역·학교 중심으로 밀집도를 조정하고, 충북은 학교 규모와 관계없이 정부 지침을 따르되 등교 중단이나 부분 등교 여부는 학교별로 자율 결정토록 했다.

전북도·제주도·전남도·광주시·대구시 교육청은 기존 전면등교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전면등교 방침을 유지하고 학교 내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학년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확진자 추이를 봐서 전 학교 부분 등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교육청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이 감소 추세에 있는 데다 이 지역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점을 고려해 전체 등교수업 유지를 결정했다.

◇ "내년 새 학기엔 정상 등교 가능할까" 학부모들 불안
대부분 교육청의 이번 학사 운영 방침은 오는 20일부터 적용되고, 학교별 겨울방학 시점에서 종료된다.

그러나 올겨울 코로나19 확산세 둔화를 장담할 수 없고, 이미 일부 학교는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취소하는 등 내년 새학기도 정상 등교가 가능할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 학부모 김모(46)씨는 "겨울방학 기간 낮에 아이가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던 교내 캠프가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부부가 번갈아 휴가를 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1주일(9∼15일)간 전국 유치원·초·중·고등학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869명으로, 전면등교 시작일(11월 22일) 전후의 3주 전(11월 18∼24일) 456.6명과 비교하면 1.9배로 급증했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하루 7천명 수준의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고 있고 전염이 쉬운 겨울철인 만큼 학교만 안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장기적인 계획 없이 학교를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는 상황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 지역 한 초등학교 학부모 김모(38) 씨는 "맞벌이 가정은 남은 연차도 없어서 아이들이 방치되다시피 하는 상태"라며 "다른 교육 프로그램은 기대도 하지 않고 정규 수업, 정상 등교만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 2학년생을 자녀로 둔 광주의 김모(44)씨는 "옆에서 지켜보면 온라인 수업은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고 맞벌이 가정은 아이들 생활지도도 거의 안되는 것 같다"며 "코로나 상황이 매우 어렵긴 하지만 원격 수업은 최대한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녀가 중학생인 청주의 박모(50)씨는 "충북은 코로나 상황이 수도권보다 심각하지 않으니 학교별 방역관리를 강화하되 등교수업을 중단할지 등은 반드시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연 박영서 김용민 여운창 유의주 최영수 김용태 최은지 류수현 백나용 박재천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