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땐 징역 3년, 벌금 500만원 선고
'수술실 사망' 사건 2심 시작…병원장 측 "과실 경중 따져봐야"
성형수술 도중 많은 피를 흘리는 고(故) 권대희 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성형외과 원장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과실의 경중을 따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양경승 부장판사)는 16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장모(52·남)씨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중앙대 병원 의사가 기도삽관하려다 실수한 게 있다"며 해당 의사를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씨를 중앙대 병원 응급실로 이송할 당시 동승했던 의료진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과실은 인정하지만, 경중과 관련해선 입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씨의 과실에 비해 형량이 무겁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날 법정을 찾은 권씨의 모친 이나금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장씨의 행위는) 실수가 아닌 고의"라며 "검찰 측에 공소장을 변경해달라고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2016년 9월 권씨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경과 관찰과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2019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장씨는 수술 당시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 전모 씨에게 30분가량 권씨의 수술 부위를 지혈하도록 지시해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권씨의 유족은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장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과실치사죄로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장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동료 의사 2명과 간호조무사 전씨는 벌금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