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목 소 24마리 중 16마리 포획…3마리는 과태료 미납에 압류
드론까지 등장해 입체 포획작업…돌발상황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
민가·골프장·도로 '우르르' 출몰…창원 방목 소떼 포획작전
"가자, 가자. 이쪽이다"
1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한 골프장 옆 공터에서는 10년 가까이 무단 방목된 소 떼 포획 작업이 진행됐다.

포획 대상 소는 60대 소유주가 제덕동에서 축사 없이 키운 것들이다.

2013년 한 마리로 시작해 최근 24 마리로 늘었다.

개체 수가 늘면서 방목 소 떼는 인근 민가, 골프장 등에 출몰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행정당국은 소유주 동의 없이 강제 처분(행정대집행)할 근거가 없어 동물보호법 위반 등 고발, 과태료 처분 외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민가·골프장·도로 '우르르' 출몰…창원 방목 소떼 포획작전
이런 상황에서 소유주가 아들에게 최근 소 소유권을 넘겼고, 행정당국은 소유주 승낙을 받아 이날 포획에 나섰다.

포획에는 창원시, 시 농업기술센터, 경찰, 소방, 축협,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40여명이 동원됐다.

행정당국은 가림막을 설치해 소가 이동할 통로를 확보했다.

공중에서는 드론(무인비행기)을 활용해 소 위치를 파악하는 등 작전을 방불케 하는 본격적인 포획 작업이 벌어졌다.

이날 행정당국의 포획 목표는 방목 소 24마리 중 과태료 미납으로 먼저 압류한 3마리를 제외한 총 21마리다.

행정당국은 이날 낮 12시 기준 골프장 인근 공터 주변에서 삼삼오오 모여있던 소 16마리를 임시로 마련한 공간으로 옮겼다.

이 공간은 튼튼하게 입구를 막아 소가 도망갈 수 없게 설치됐다.

소는 4마리, 11마리, 1마리씩 차례로 포획됐다.

소방 등 행정당국은 소가 스스로 이동할 수 있게 소와 거리를 둔 채 '가자'는 손짓과 말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포획했기 때문에 큰 저항은 없었다.

다만 중간 포획된 11마리는 행정당국이 마련한 예상 경로를 벗어나 한때 경찰, 취재진 차량이 주차한 곳으로 우르르 달려들었으나 충돌 등 사고 없이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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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은 비상사태에 대비에 골프장, 마을 등으로 향하는 차도로 임시로 차단하기도 했다.

김선민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16마리 포획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농작물, 주민 피해에 대해 사과한다"며 "포획한 소는 브루셀라증, 결핵 등 질병 확인 후 이상이 없으면 창원에 있는 매각 농가로 옮길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 주민이 보상에 관해 묻자 김 소장은 "지금은 우선 포획이 중요하며 나머지 소들도 안전하게 잡겠다"고 설명했다.

포획한 소 떼는 과거 골프장, 민가 등에 출몰하는 바람에 최근 2년간 119 소방당국이 100여 차례 이상 현장에 출동하기도 했다.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30대 주민은 소 포획 소식을 들은 후 "야간에 차도에서 소가 가로막고 있어 놀란 적도 있지만 (소가) 좋은 곳으로 가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