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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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아내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및 가짜 수상 경력 논란이 불거지자 "전체적으로 봤을 때 허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내가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언론의 검증이 과하다는 취지로 반문한 것에 대해선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윤 후보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팩트를 말씀드리면 (아내가 지원한 부분은) 교수는 아니고 시간 강사와 유사한 산학 겸임교수다. 수상 경력의 경우 부사장으로서 그 회사의 운영 과정과 출품에 깊이 관여를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경력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게임산업협회 비상근 이사의 경우 실제로 이사의 직함을 갖고 협회 일을 상당 기간 했다"며 "겸임교수 신청을 낼 때 재직 증명서도 정상적으로 발급받아서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가 본인과 결혼 전의 일을 두고 과한 검증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반문한 것에 대해선 "기자와 대화에서 결혼하기 전의 일을 들추는 것이냐는 차원에서 억울함을 호소한 것 같지만,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분적으로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의 국민대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사실상 실험 논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 논문을 베껴 쓸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학문적으로 가치가 약하다는 평가는 나올 수 있겠지만, 또 표절이 학위를 취소할 정도로 심하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지만, 그건 대학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이다. 표절율이 20% 이상 나와서 논문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 아마 제 처의 성격상 스스로 (학위를) 반납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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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YTN은 김 씨가 과거 대학에 교수 임용 지원서를 제출하면서 허위 경력과 가짜 수상 기록을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씨는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언론의 검증이 과하다는 취지로 반문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2007년 수원여자대학교에 낸 교수 초빙 지원서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한국게임산업협회는 2004년 6월에 설립됐다. 김 씨가 근무를 시작했다는 2002년보다 2년 뒤에 만들어진 단체다. 아울러 협회 관계자는 '기획팀'과 '기획 이사'라는 자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씨는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적었지만, 김 씨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으로 응모된 출품작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김 씨는 2004년과 2006년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고 기재했는데, 해당 경연은 개인이 아닌 출품 업체가 받는 형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출품 업체 대표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에서 "작품 제작 과정에서 김 씨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먼저 한국게임산업협회 설립 전 경력을 기재한 것에 대해 "믿거나 말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협회 관계자가 기획팀 및 기획이사란 자리에 대해 금시초문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선 "협회와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 관계자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들을 자신이 몸담았던 학교 특강에 부르기도 했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가짜 수상 경력과 관련해선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라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인정했다. 수상 경력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작업했기 때문에 경력 사항에 기재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공무원, 공인도 아니고 당시에는 윤 후보와 결혼한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느냐"고 여러 차례 반문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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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측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매체 보도가 사실과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최지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김건희 씨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한림성심대, 서일대, 한국폴리텍대에서 시간 강사로 그래픽실습, 디자인사, 게임 기획 등을 강의했고, 2007년 3월 1일부터 2008년 2월 28일까지 수원여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사단법인으로 결성 초기에 보수 없이 '기획이사' 직함으로 '비상근 자문 활동'을 했고, 이후 협회 사무국으로부터 직접 그 사실을 확인받아 '재직 증명서'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았다"고 했다.

또한 "당시 김건희 씨는 게임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었고, 협회 관계자들과의 인연으로 보수를 받지 않고 2년 넘게 '기획 이사'로 불리며 협회 일을 도왔다"며 "따로 보수를 받거나 상근한 것이 아니고 몇 년이 지나 이력을 기재하다 보니 '재직 기간'은 착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상 경력'에 대해서는 당시 김건희 씨가 회사의 부사장으로서 출품 작품 제작에 깊이 관여하고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회사 경력을 주로 고려하는 '겸임교수직'이었고 한정된 기간에 강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 수상'과 '회사에서의 주도적 역할로서의 수상'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